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의 취임 후 첫 국빈 방문을 계기로 중국은 무려 400억 파운드(약 70조원)에 해당하는 150여개 투자협정을 체결하며 중국-영국 경제간 거리를 바짝 좁혔다. 이번 방문으로 중-영 양국의 '황금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하지만 시 주석의 영국 방문 바로 직전, 지난주까지만 해도 중국의 대(對) 영국 투자규모가 리카싱(李加誠) 홍콩 청쿵프라퍼티 홀딩스(長江實業地産) 회장 한 사람의 투자액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전했다.
FT는 리 회장의 2010년부터 최근까지의 영국 투자 규모는 389억 달러(약 43조8800억원)에 육박한 반면 시 주석 영국 방문 전까지 중국의 영국 투자규모는 141억 달러(약 16조원)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고 설명했다.
리 회장의 영국으로의 발걸음은 지난 2000년 시작됐다. 2000년 36억 파운드(약 6조2550억원)에 영국의 이동통신업체인 '쓰리'(Three)를 인수하고 2010년과 2011년에는 영국 전력망의 일부를 90억3000만 달러(약 10조2000억원)에 매입하고 수자원 관련 기업에도 38억7000만 달러(4조3600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리 회장의 영국 자산 '흡입'은 가속도가 붙었고 최근까지 영국 3개 항구, 3개 유통체인업체는 물론 천연가스 등 관련 기업에도 거액을 투자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영국 방문으로 중-영 '황금시대'가 열리면서 리 회장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내놨다. 누구보다 앞서 영국 시장에 발을 들였고 중국 기업에게 낯선 분야에도 투자해 영국 시장에서 상당한 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것이 그 이유로 언급됐다.
리 회장은 최근 중국, 홍콩 자산은 매각하고 영국 등 유럽투자에는 속도를 올리면서 중국 시장 '발빼기' 논란에 휩쓸려 여론의 뭇매를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리 회장은 "이는 문화혁명식 공격"이라며 "이는 일부 투자자들이 근거없는 의혹을 과장한 것으로 (나는) 시 주석이 강조하는 개혁·개방의 길을 함께하고 있을 뿐"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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