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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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26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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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는 금융투자업계에서 '돈키오테' 혹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불린다. 메리츠자산운용 수장을 맡은 2년여 동안 그가 보여준 독특한 행보 때문에 얻은 별명이다. 

존 리 대표의 좌우명은 '재밌게 살자'다. 그는 무슨 일이든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재미있게 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존 리 대표는 "먼저 직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며 "지나치게 간섭하지 않고 자율적인 업무 분위기를 만들면 일의 효율도 배가된다"고 말했다. 

존 리 대표는 연세대 경제학과 재학 중 자퇴서를 내고 미국으로 건너가 35년을 살았다. 뉴욕에서 회계학을 배운 뒤 KPMG의 전신인 피트 마윅에서 회계사로 근무하다 1990년 스커더자산운용으로 옮겨 이듬해부터 15년간 '코리아펀드'를 운용했다.

메리츠자산운용과는 2013년 12월 인연을 맺었다. 그는 대표이사 취임 이후 여의도에 있던 사옥을 종로구 북촌으로 이전하고 업무보고는 보고서 없이 이메일을 활용하도록 바꿨다. 자율출퇴근제도 도입했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던 다수의 펀드도 정리했다. 대신 그는 회사를 대표하는 한 개의 펀드(메리츠코리아펀드)로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존 리의 남다른 경영철학은 운용실적으로 나타났다. 메리츠자산운용의 수익률은 2013년 마이너스(-) 3.47%로 업계 꼴찌 수준이었지만, 2014년에는 14.86%로 전체 운용사 가운데 2위로 올라섰다.

그는 자신의 철학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로 스커드자산운용 애널리스트 니콜라스 브랫을 꼽았다. 니콜라스 브랫은 1984년 탄생한 최초의 외국인 전용 한국투자펀드 '코리아펀드'를 만든 주인공이자, 존 리 대표의 전 직장 상사다.

존 리 대표는 "니콜라스 브랫은 한국의 장래를 낙관한 사람 중 하나"라며 "그에게서 '주식은 사고 파는 것이 아닌, 사는 것'이라는 논리를 배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또 한 번의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지난달 메리츠자산운용은 내년 초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여고생 신입직원을 채용했다. 좋은 대학에 진학하지 않아도 주식투자를 잘 가르치면 자산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기 위해서다.

존 리 대표는 "학벌에 상관없이 잘 훈련시키면 누구나 훌륭한 인재가 될 수 있다"며 "사무업무에 국한시키지 않고 펀드매니저든 마케터든 본인 적성에 맞는 분야로 나갈 수 있도로 최선을 다해 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의 올바른 주식 투자문화 정착에 기여하고 싶다"며 "앞으로도 자식의 노후를 준비시키는 아빠의 마음으로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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