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만나고 편지 주고받게 해주오"…이산가족들 눈물·절규로 작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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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2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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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일 오전 금강산호텔서 2시간 동안 작별상봉…"(앞으로도)만나게 해달라"며 절규

금강산공동취재단·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 마지막 날인 26일 오전 가족들은 짧았던 만남을 뒤로하고 또다시 기약없는 헤어짐의 인사를 나눴다.

남측 이산가족 방문단은 이날 오전 9시30분(북측시간 9시) 금강산호텔에서 2시간 동안 작별상봉을 했다. 마지막 상봉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별을 해야 하는 현실 때문에 상봉장의 가족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눈물을 흘렸다.

'오대양호' 납북 어부인 정건목(64)씨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남측 누나와 여동생을 "울지 마라, 됐다"며 다독였다.

배순옥(55)씨는 북쪽의 조카에게 "고모가 선물 줄게 우리는 많아"하면서 금반지와 목걸이를 걸어주려고 하자 북측의 배은희(32)씨는 눈치를 보며 거절하다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었다.

같은 가족인 배상석(60)씨도 북측 형 배상만(65)씨와 배은희씨와 선물을 주고 받으며 작별 인사를 하다가 "(남북 가족들)만나게 해주세요! 서로 편지 주고받게 해주세요!"라며 울음에 북받친 소리를 질러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제20차 이산가족상봉’ 2회차 상봉 둘째날인 25일 금강산에서는 오전 개별상봉과 공동중식,단체상봉이 이어졌다.이날 오후 4시 금강산호텔에서 시작된 단체상봉에서 남측 김준겸(81)씨의 북측 남동생 김성길(66)씨를 만나 헤어지려하자, 동행한 김준겸씨의 딸 김옥희(54)씨가 작은아버지와 헤어지는 것이 안타까워 눈물흘리고 있다. 작은 아버지 김성길씨도 마음 아픈 듯 손을 들고 어서가라며 진정시키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행사장의 이목이 집중되자 북측 행사 진행자들은 "그만 하시라"면서 제지했다. 2박3일간 12시간에 불과한 만남에 진한 아쉬움을 드러내는 가족도 있었다.

북측 아들을 만나러 온 어머니 이금석(93) 할머니의 딸은 "어머니께서 하룻밤이라도 한 방에서 같이 잘 수 있으면 좋았을 텐데, 라며 많이 아쉬워하셨다"고 말했다.

건강 악화로 전날 단체상봉에 불참했던 남측 최고령자 이석주(98) 할아버지는 마지막 기력을 짜내 작별상봉에 참석했다.

앞서 작별상봉을 하기 전인 이날 오전 가족들은 일찍부터 일어나 외금강호텔 1층 식당에서 서둘러 아침식사를 했다. 그러나 입맛이 없는 듯 별로 먹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번 작별상봉은 2박3일 상봉행사의 마지막 일정이다. 작별상봉을 끝으로 1년8개월 만에 재개된 제20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모두 마무리된다.

작별상봉이 끝나면 남측 방문단은 오후 1시30분(북측시간 1시) 금강산을 떠나 육로를 통해 오후 5시20분 속초로 돌아올 예정이다.

지난 24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60여 년 만에 꿈에 그리던 북측 가족과 '눈물의 상봉'을 한 남측 방문단은 이날까지 개별상봉, 환영만찬, 공동중식, 두 차례 단체상봉과 작별상봉까지 6차례에 걸쳐 12시간 가족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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