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법정관리 최후통첩에 딜레마 빠진 대우조선해양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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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2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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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야드 전경.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금지원을 보류한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금융당국이 대우조선해양 노조를 강도 높게 압박하고 있다. 노조측은 이번 채권단의 압박에 어떤 대응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26일 조선업계와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거제 옥포조선소에 파견된 채권단 관계자는 대우조선 노조와 면담을 찾고, 동의서 제출이 28일을 넘긴다면 법정관리를 포함한 다른 방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지난 22일 비공개 경제금융대책회의를 열어 대우조선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자구계획과 노조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지원계획을 전면 보류했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이날 오전 옥포조선소에서 노조원들을 만나 회사 정상화를 위한 설명회를 갖고 동의를 위한 설득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이같은 채권단의 강공(强攻) 배경을 두고 조선업계는, 조선업계 최대 노조인 현대중공업 노조가 사측과 임금협상을 두고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고, 조선업종노조연대가 출범한 만큼 임금협상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잡음의 최소화를 위해 이같은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회사가 대규모 적자도 부족해 존폐의 기로에 몰린 상황에서 향후 임금인상을 요구하기란 사실상 어려운 만큼 채권단의 요구안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대로 노조에 대해서도 채권단의 요구안을 거부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임금 동결을 넘어 만일 채권단이 원하는 파업권을 포기 할 경우 최악의 상황이 닥쳤을 때 적절한 대처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발생했을 경우 손 놓고 당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말한다.

한 조합원은 이날 정성립 사장을 만난 직후 노조 홈페이지에 “오늘 정성립 사장은 현장 구조조정은 없다. 자기가 있는 한 그러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하지만 정성립 사장 임기는 몇 년인가. 자기가 안하면 다음 사장이 반드시 현장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다. 그때는 어떻게 대처해 나아가야 되느냐”고 성토하기도 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하는 것과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임금 동결 및 노조활동을 압박 받는 것은 성격이 다르다”면서 “한시가 급한 지금 시점에서 노조측이 강공에 나서며 맞서긴 어려워 보인다. 적절한 타협안이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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