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수출 한국…'가공무역' 전략 대수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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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27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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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CD·화학·선박 등 수출 둔화…3분기 성장기여도 0.7%p 감소

  • 중국제품 기술력 강화 걸림돌…최대 교역국 대중 수출도 난항

  • 전문가 "서비스산업 수출 대안…'포스트 차이나' 발굴도 필요"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1970년대 한국경제 부흥을 책임졌던 수출이 부진에 빠져들면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3%대 달성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가공무역’ 중심의 수출구조를 바꾸는 등 대수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높다. 

지난 3분기 한국경제는 지루했던 0%대 성장률의 고리를 끊고 1%대로 올라섰다. 3분기 경제성장률 1.2%를 달성하며 6분기 만에 0% 벽을 허문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웃을 수 없었다. 내수는 살아났지만 수출이 여전히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수가 회복되는 사이 주력 수출품목인 액정표시장치(LCD), 화학제품, 선박 등 이른바 가공무역은 부진이 면치 못하고 있다. 전체 수출은 전기 대비 0.2% 줄었다. 그 결과 순수출(수출-수입) 성장 기여도는 0.7%포인트 감소를 나타내 경기 회복에 발목을 잡았다.

전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3분기 들어 수출이 물량 기준으로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LCD 등 주력품목 수출 둔화와 해외생산에 따른 가공무역 수출 둔화가 3분기에도 지속된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우리나라 수출은 가공무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특히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대중국 수출은 가공무역을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로 절대적이다.

가공무역은 다른 나라에서 원재료나 반제품을 수입해 들여와 가공·제조한 다음 완제품을 수출하는 형태의 무역거래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에서 가공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8년만 해도 절반이 넘는 53.7%였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작년에는 32.8%로 낮아졌다. 그래도 아직까지 상당수 가공무역에 의존하는 게 한국 수출의 현주소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대중국 수출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3.0%에 달한다. 반면 소비재 수출 비중은 7.0%에 불과하다.

중국의 지난해 가공무역 관련 수입을 국가별로 보면 한국 수출액이 986억 달러로 전체 20.0%를 차지했다. 이는 대만(15.4%)이나 일본(11.2%)이 중국에 수출한 것보다 많은 규모다.

정부 관계자와 경제전문가들은 수출 부진에 대해 가공무역 중심의 수출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 정부가 추진 중인 서비스산업 수출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내놓은 서비스산업 수출은 지난 2013년 대책을 내놓은 이후 제자리 걸음이다. 중국 경제 하락으로 내수시장이 얼어붙자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중국의 가공무역 억제 정책도 제조업 중심의 한국 수출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중국 경제의 산업구조가 가공무역 위주에서 벗어나 점차 고도화하면서 우리나라의 수출 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천용찬 연구원은 “중국 산업 경쟁력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어 향후 한국산 중간재가 중국산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 수입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수출 전략의 재설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공무역 등 중간제를 중국 외 신흥국으로 이전하는 ‘포스트 차이나’ 발굴도 필요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우리 수출의 핵심이던 한국과 중국간 가공무역 공식이 깨졌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삼성·LG 등이 베트남·인도·인도네시아 등 포스트 차이나를 찾아 공장을 옮기고 있다. 8조 달러 아시아 인프라 시장을 공략해야 할 때”라며 “중간재 위주 수출구조를 소비재·자본재 등 최종재 중심으로 전환하고 신흥시장을 발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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