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 중국인 관광객 A씨는 최근 연휴기간 피부를 관리받고, 관광도 할 겸 서울을 찾았다. A씨는 입국 당일 청담동 피부과에 먼저 들렀다가 미리 조사해 온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했다. 이후 서둘러 백화점과 면세점에 갔다 호텔로 돌아왔다. A씨는 피곤한 것을 뒤로하고 늦은 밤까지 온라인 쇼핑을 했다.
# 다른 관광객 B씨는 오전에 일찍 외국인 전문쇼핑센터를 방문해 고려인삼을 샀다. 그리고서 명동역 근처 중국인 관광객에 입소문이 난 맛집을 찾아 식사를 해결했고, 곧장 명동 길거리 샵의 화장품을 구매했다. B씨는 숙소에 들어가기 전까지 동대문에서 옷을 골랐다.
서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요우커(旅客)들이 강남에서 주로 의료관광을 즐기고, 강북에선 의류나 화장품 등 쇼핑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중국 최대 신용카드회사 유니온페이 등과 함께 분석한 '중국인 관광객 카드 소비 데이터 분석'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분석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패턴은 '강남 트라이앵글형'과 '강북실속형' 두 가지로 구분됐다.
먼저 강남 트라이앵글형은 압구정·청담동 성형외과에서 시술을 받은 뒤 백화점 명품쇼핑, 가로수길 식사를 즐기는 코스 위주의 유형이다.
다음으로 강북 실속형은 이대·홍대·동대문 등에 위치한 로드샵에서 의류, 화장품, 건강식품 등을 둘러보는 형태다.
이런 관광을 즐기는 관광객들의 자정부터 오전 1시 사이 카드소비 지출 60~70% 가량이 인터넷 쇼핑몰에서 이뤄졌다. 다시 말해 낮에는 오프라인 쇼핑을, 그리고 숙소에 머무는 심야시간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온라인으로 즐긴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2013년 말과 작년 각각 문을 연 G마켓의 중국관광객 전용몰, 신세계 갤러리아 온라인 전용몰의 경우 올해 초 요우커의 국내 전체 인터넷 쇼핑몰 소비액이 전년 동기간 대비 다섯배 이상 급성장한 게 이를 반영한다.
이는 중국인 해외역직구족을 겨냥한 국내 면세점 등 유통업체의 별도 온라인 쇼핑몰 오픈, 빠른 초고속 통신망과 체류 중 쇼핑 물품을 받아볼 수 있는 신속한 배송 시스템 구축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이날 유니온페이 인터내셔날, 비씨카드, KT와 시청 6층 영상회의실에서 빅데이터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데이터 분석 기반의 과학적 관광정책 수립에 협력키로 했다.
최영훈 서울시 정보기획관은 "빠르게 변하는 중국관광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과학적인 데이터 분석을 통한 관광활성화 전략이 필요하다"며 "향후 관광뿐 아니라 민간과의 빅데이터 협력분야를 확대해 시민·관광객에게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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