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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나노, 불량 정자 유발·태아에 치명적"…김진회 건대 교수, 원인도 최초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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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2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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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현미경으로 본 은나노 처리(사진 왼쪽에서 오른쪽 순으로 은나노 양을 늘렸음)된 정자의 모습. 정자가 은나노에 의해 폭탄을 맞은 것처럼 움푹 파여있다. [사진=건국대 제공]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건국대는 김진회 동물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은(銀)나노’가 생식세포와 임신 중 태아에 치명적인 독성을 유발한다는 점과 그 원인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27일 밝혔다.

은나노는 나노기술을 이용해 은을 나노미터(㎚, 10억분의 1m) 크기의 작은 입자로 만든 것이다. 살균·항균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은(銀)은 값이 비싸 제품에 활용되지 못했다. 이를 나노기술을 통해 극복했고 최근에는 은나노를 TV, 세탁기, 정수필터, 젖병 등을 만들 때 혼합해 사용하고 있다. 나노기술을 적용한 나노식품도 나왔다. 식품 원료로 사용되는 재료에 간단한 효소 처리를 해 표면에 나노입자 크기의 구멍을 만들고 여기에 특정 물질을 그 크기에 맞게 만들어 넣는 것이다. 그러나 은나노 기술이 인체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었다.

김 교수 연구팀은 은나노의 섭취가 생식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시험관 내에서 독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은나노에 노출된 정자는 정자 두부(머리부분)내에 움푹 파인 홈이 나타났다. 또한 정자 꼬리 부분이 서로 연결되거나 형태가 변해 수정에 참여할 수 없는 불량 정자로 변모됐다.

연구팀은 인위적인 방법으로 이들 정자를 배란된 난자에 주입, 수정시킨 후 초기배의 발달을 조사했다. 은나노가 처리된 정자로부터 수정된 수정란은 정상적인 수정란에 비해 태아와 태반으로 형성될 세포수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이들 수정란은 착상 후 유산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연구팀에 따르면 은나노를 실험용 쥐 암컷과 수컷에 각각 투여한 결과 정자와 난자를 생성하는 세포 사멸을 대량 유도했으며 정자와 난자의 수정 능력 또한 현격히 떨어졌다. 이는 임신 중 태아의 발달에 치명적이며 유산을 유도할 위험도 크다.
 

은나노 처리한 정자를 인위적인 방법(정자직접주입법·ICSI)으로 수정시킨 후 착상 직전 수정란(정자와 난자가 합친 것)을 관찰한 결과. 초록색 부분은 태반을 형성할 영양배엽세포, 붉은색은 태아로 성장 가능한 내세포집단(inner cell mass)을 나타낸다. 두 세포 모두 정상 정자에서 유래한 세포 수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었다. [사진=건국대 제공]


김 교수는 “이 결과를 사람에게 적용하면, 당사자는 너무 일찍 유산이 일어나는 바람에 자신이 임신과 유산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단순히 생리 주기가 지연됐다고 생각할 것이고 이는 습관성 유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생활 주변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은나노 입자의 과잉 노출을 충분히 경고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며 “주요 선진국들은 나노물질과 나노제품에 대해 시장 유통 이전에 승인받거나 표시 의무를 부여하는 등 관련 규제를 도입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도 '나노제품 표시제도'는 물론 이들 제품의 만성적 노출에 의한 인체 독성에 대해 소비자에게 경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는 독성학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 ‘나노톡시콜로지’(Nanotoxicology), 네이처 퍼블리싱 그룹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나노메디신’(Int. J. Nanomedicine) 최근호에 각각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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