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2016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반쪽 박수'만 받았다.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 시정연설에서 박 대통령은 4대 개혁과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 의지를 드러냈고, 야당 의원들은 침묵으로 응수했다.
박 대통령은 40여 분의 연설 동안 여당 의원들로부터 53회의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는 데 대한 항의 표시로 '민생 우선', '국정교과서 반대' 등의 문구가 새겨진 인쇄물을 박 대통령이 볼 수 있도록 의석 모니터 바깥에 붙였고, 연설 중 박수를 치지 않았다.
시정연설이 시작되기 전 정의화 국회의장은 "인쇄물 시위는 예의가 아니다. 그런 의사 표시는 연설이 끝나고 난 뒤 해도 된다"며 거둬줄 것을 요구했지만 야당 의원들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연설이 시작된 이후에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는 서류를 보거나 교과서를 펼쳐 보는 모습을 연출, 항의의 뜻을 나타냈다. 야당 일부 의원은 박 대통령 연설 도중 퇴장하기도 했다.
이와는 관계 없이 박 대통령은 미소 띤 얼굴로 연설을 시작, 국정교과서 당위성을 설명하거나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를 야당에 요구할 때는 야당 의석을 쳐다보며 다소 격앙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연설에서 '국정화' 당위성을 설파, 정면돌파 의지를 천명한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의원들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퇴장했지만, 야당 의원들로부터는 외면을 받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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