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도가자 논란 5년 만에 재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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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2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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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과수의 '위조 가능성' 결과 발표에 문화재청은 해명자료로 반박

  • 과거 연구용역 맡았던 남권희 경북대 교수, "국과수 발표는 서지학적 정보 부족 때문"

[증도가자 기초학술연구 조사 내용]


아주경제 조가연 기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라고 주장되던 '증도가자'(證道歌字)의 진위 논란이 5년 만에 재연되고 있다.

2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은 증도가자 일부가 위조됐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과수는 증도가자로 추정되는 활자 109점 중 청주 고인쇄박물관이 소장한 7점에 대해 3차원 컴퓨터단층촬영(CT)을 했고 그 결과 활자의 테두리를 둘러싸고 있는 단층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국과수 측은 "외부가 녹이 슬거나 부식됐을 수도 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난 현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 X선 형광분석기 조사에서도 활자 내부와 외부의 금속 성분에 차이가 있고 일부 활자('수(受)'와 '반(般)')에선 뒷면에 금속을 덧바른 흔적도 발견됐다. 국과수 측의 설명에 의하면 활자 내부는 비교적 다루기 쉬운 금속인 주석을 더 많이 사용하고 외부에는 청동을 덧씌운 것으로 추정된다.

증도가자는 2010년 남권희 경북대 문헌정보학과 교수가 당시의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1377년)'보다 최소 138년 앞서 제작된 금속활자라고 주장하며 세상에 나왔다. 그러나 개인소장품인 이 활자들의 유입경로가 불투명해 학계에서 진위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지난 2013년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경북대 산학협력단에 종합학술조사를 위한 학술연구용역을 맡겼다. 하지만 경북대 산학협력단을 이끈 남권희 경북대 교수가 증도가자가 진품이라고 주장했던 당사자 중 한 명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연구 주체에 대한 신뢰성 논란이 있었다.

문화재청은 국과수의 이번 발표에 대해 보도자료를 내고 국과수가 위조품 가능성을 제기한 활자는 현재 문화재 지정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화재 지정을 신청한 다른 활자들에 대한 조사는 합리적이고 과학적으로 면밀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남 교수도 해명자료를 통해 "고대 청동유물의 부식상태를 보면 다른 금속과 달리 내부에서부터 부식되는 경향이 있다"며 국과수가 의혹을 제기한 활자의 외부 단층에 관해 설명했다. 이어 "이 녹은 분말 상태의 녹으로 파라타카마이트(청동병)라고 하는데 표면과 내부의 밀도 차이로 이중구조로 보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활자 안과 밖의 금속성분에 차이가 있다는 분석에 대해서는 "활자의 성분은 특정 성분이 일정하게 배합된 것이 아니므로 겉면의 주성분과 속 면의 주성분을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양쪽의 입장이 팽팽한 상황에서 한 문화재전문가는 "이번 일은 'OX 게임'"이라며 "양쪽 다 자기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문화재를 전문적으로 하고 있어도 뭐라 섣불리 말하기가 어렵다.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이렇게 (국과수) 결과가 나왔으니 증도가자는 이제 진짜라고 하기 어렵다"며 "몇 년 전 문제가 될 때 제대로 해결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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