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뛰어 넘은 화장품 업계 2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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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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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왕년에 잘나갔다가 밀려난 뒤 재기를 노리는 화장품업계 2세들이 주목받고 있다.

대기업과 수입브랜드에 밀려 시장을 빼앗겼던 화장품 업체들이 2~3세 경영인으로 넘어가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중견화장품 기업 2세 중 가장 관심을 받는 사람은 조윤호 스킨푸드 사장이다. 조 사장은 2000년대 초반 사라진 화장품 기업 피어리스 조중민 회장의 아들이다.

조 사장은 지난 2004년 '먹는 화장품'이라는 콘셉트의 브랜드숍 스킨푸드를 시장에 내놔 11년간 꾸준히 성장시켰다. 스킨푸드는 현재 국내 475개, 해외 13개국에 475개 매장을 보유한 대표적인 한류브랜드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신사동 가로수길에 낸 복합매장을 통해 브랜드숍을 라이프 스타일숍으로 전환하는 작업에 공들이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미국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조 사장은 아버지 대한 사랑도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킨푸드 곳곳에 새겨진 'since 1957'을 통해 부친이 경영하던 피어리스를 계승하고 있다는 점도 유추할 수 있다. 또 계열사 아이피어리스라는 OEM기업을 통해 스킨푸드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권오섭 L&P코스메틱 회장도 성공적으로 가업을 승계한 2세 경영인이다.

권 회장의 모친은 1969년대 왕생화학(현 네슈라화장품)의 창업주로, 무스·아봄 스프레이 등의 헤어제품을 내놔 당시 큰 주목을 받았다. 권 회장은 1990년대 네슈라화장품 전무로 입사해 화장품 업계에 발을 들인 뒤 2009년 L&P코스메틱을 창업, 메디힐 마스크팩으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권 대표가 내놓은 메디힐은 '힐링온더메디힐'을 콘셉트로 링거모양, 가면 등의 마스크팩을 선보여 2013년 91억원, 2014년 576억원, 올해 9월말 기준 17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연 평균 성장률은 무려 364%에 달한다.

중국 관광객들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플래그십스토어 오픈과 현빈을 활용한 글로벌 광고 론칭 등으로 내년 매출목표도 2200억원으로 올려잡았다.

권 대표는 평소 지인들에게 자신의 성공요인을 어머니로 꼽는다. 모친이 화장품 제조회사를 운영한 탓에 집안에 늘 화장품이 있었고, 공장에서 다양한 제품을 접한 탓에 어렸을때부터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사세가 위축됐다가 부활의 날갯짓을 펴고 있는 2세 기업인으로는 임병철 잇츠스킨 회장도 주목할만 하다.

임 대표는 故(고) 임광정 한국화장품의 삼남으로 1990년대 한불화장품 대표로 취임했다가 수입브랜드와 브랜드숍 공세에 밀려 고전해왔다. 그러나 2006년 잇츠스킨 론칭 후 8년만에 연매출 2000억원을 돌파하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잇츠스킨은 대표제품인 달팽이 크림 '프레스티지 끄렘 데스까르고'의 중화권 인기를 바탕으로 2013년 363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2600억원으로 616%성장했다. 영업이익도 같은기간 7억원에서 1049억원으로 1만4885%커졌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목받는 오너 2세들을 보면 단 기간 내에 중견기업으로 키울 만큼 경영수단이 좋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며 "이들의 부모가 IMF 외환위기 전까지 잘나가다 이후 사라진 중견업체 오너였다는 공통점도 재미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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