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스페인 남동부 카탈루냐 주의 일부 정당들이 다음달 독립을 선포한 뒤 늦어도 2017년에는 독립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어, 스페인 중앙정부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엘 문도, 라 누에바 에스파냐 등 스페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카탈루냐 분리 독립을 지지하는 정당인 ‘찬성을 위해 함께(Junts pel Si)' 당은 다음달 9일 독립 선언 결의안을 채택한 뒤 향후 18개월 안에 독립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내용의 계획안을 27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좌파계열 정당인 민중연합후보당(CUP) 등 또 다른 분리 독립 지지 정당들은 지난달 주 의회 선거에서 과반수 이상의 의석수(정원 135석 중 72석)를 차지한 상태여서 카탈루냐주 의회를 장악한 상태다.
인구 750만 명인 카탈루냐는 지난 1714년 스페인에 병합됐다. 스페인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부유한 지역으로 꼽힌다. 카탈루냐에서는 문화와 역사가 다르고 언어도 스페인과 차이가 난다는 인식에 따라 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스페인 중앙정부는 모든 정치적·법적 수단을 동원해 독립 움직임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TV 생중계 연설을 통해 "스페인의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카탈루냐의 이번 도발에 대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호이 대통령이 TV 연설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오는 12월 20일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카탈루냐와 스페인 정부 간 입장 차이는 선거 쟁점으로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라호이 총리가 이끄는 국민당은 카탈루냐 분리 독립을 반대하는 중도우파 신생 정당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선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집권 여당의 권력을 활용해 카탈루냐 독립 움직임을 강력하게 제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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