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위원회 김경학 의원은 제2공항 입지와 관련해 김병립 제주시장의 입장을 물었고 “제가 답변할 위치가 아니고 용역이 어떻게 되는지,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제가 먼저 생각을 말해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며 대답을 피한 김 시장에게 거듭 원론적인 입장이라도 말해달라고 재촉했다.
이에 김 시장은 마지못해 “원론적인 입장은 시민 당사자의 입장을 듣는게 맞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황국 의원은 한 술 더 떠 “제주도 방침이 그래도 시장님이 할 수 있는 부분은 전달해야 한다”며 “제주도 간부회의에 (의견을)전달해 달라”고 말했다.
전날에도 김명만 위원장은 “입지 선정시 도민들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며 “여기가 타당한지 아닌지, 어떤 시설을 할 지는 두 번째 문제”라며 입지 선정시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공항입지 문제는 기술적, 환경적 문제 등 고도의 전문적인 검토가 절대적으로 우선돼야 하는 사항이다. 주민들의 의견수렴이라는 명목으로 토지보상 등 주민이권 측면으로 접근해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김남근 제주도 교통제도개선추진단장은 “공항입지는 과학적으로나 지질적으로 모든 부분에 있어 결정되는 것”이라며 “도민의견을 수렴할 부분은 아니고 또한 입지가 선정되어야 공항에 어떤 시설을 할 지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도(도지사 원희룡)에 따르면 도는 지난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용역에 따른 도민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주민설명회를 실시한 바 있다.
여기서 제기된 도민들의 의견을 다음달 발표되는 타당성 검토용역에 이미 반영했으며, 검토용역 결과에 대해서는 다시 주민설명회를 통해 자세히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제주도는 보도자료를 통해 “도민들의 정서와 뜻이 담긴 최적의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고 있다”며 “입지선정 과정을 상세히 알려 도민 공감대를 조성하고 공항인프라 확충 사업을 차질 없도록 추진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기상조건 등의 환경적 문제와 기술적, 경제적 문제 등 전문적인 검토가 우선돼야 하는 공항 입지 문제를 계속해서 ‘도민 의견 수렴’을 내세워 오히려 지역 갈등을 조장하는 도의원들의 행태가 아쉽다는 지적이다.
행감 현장에 대기하고 있던 도 관계자는 “김 의원의 질의는 자칫 후보지를 서로 유치하려는 지역간 갈등과 땅값 폭등을 야기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요구”라며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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