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는 디즈니의 공식 엔딩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뉴욕타임스(NYT)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비꼬아 현실 세태를 비판하는 작품이 온라인상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의 공주는 거의 한 세기 내내 아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1930년대 백설공주를 시작으로 지난 2013년 겨울왕국의 엘사까지 수십년간 디즈니 공주는 아이들의 로망이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고 수동적인 여성상을 강조한다는 비판을 꾸준히 제기했다.
최근 온라인상에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를 색다르게 표현한 각종 작품이 많다. 디즈니 캐릭터를 요즘 미국 대학생으로 묘사하거나 핫도그로 디즈니 공주 캐릭터를 만들기도 한다.
그 중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이는 세인트 혹스다. 시리아인인 그는 안전을 이유로 가명으로 활동한다. 그는 디즈니 공주를 현실 세계로 끌고 왔다. 아름답게만 표현됐던 공주를 난민 혹은 미국 대선 후보 등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했다.
또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에 투영된 전통적인 성관념을 비꼬았다. 헤라클레스를 여장 남자로 묘사했고 공주의 다리에는 털을 수북하게 그려 넣었다. 때로는 공주들은 마리화나를 피기도 한다. 혹스의 가장 인기있는 작품 중 하나는 공주들이 가정 폭력의 희생자로 표현된 것이다. 얼굴에 멍이 들고 입가에 피를 흘리는 공주의 얼굴 아래에는 '언제부터 왕자가 너를 공주처럼 대하지 않기 시작했니?(When did he stop treating you like a princess?)'라는 문장이 쓰여 있다.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디즈니의 엔딩을 비꼬는 것이다.
그는 NYT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아동용 일러스트레이션을 현실 모습과 섞는 것은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며 “유토피아로 표현된 애니메이션 세계에서 캐릭터를 꺼내 와 현대 사회의 맥락 안에 담는 것은 매우 충격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