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에 가린 해운업계의 비명… “우리도 살려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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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2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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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진중공업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글로벌 경기둔화와 선박공급 과잉 등으로 생사의 기로에 놓인 해운업계가 정작 정부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조선사들의 대규모 부실에 가려 제대로 목소리조차 못내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에 냉가슴만 앓고 있는 상황이다.

2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국선주협회는 지난 8월 출범한 한국해양보증보험과 전날인 28일 출자협약을 체결했다. 해운업계가 출자하거나 출자를 예정중인 금액은 상반기 146억원에 이어 하반기 100억원으로 총 250억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해양보증보험의 예치금은 600억원으로 해운사들의 출자금을 합칠 경우 약 850억원 수준에 그친다. 현재 정부의 추가 출자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자유무역협정(FTA) 등 민감한 사안들이 대기중인 상황에서 정부측도 쉽사리 지원에 나서기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해운업계도 마찬가지다. 최근 국제해사기구(IMO)가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에코십(Eco-Ship)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나 국내 해운사들은 비싼 가격 등으로 발주를 엄두조차 못내고 있다. 더불어 최근 초대형 컨테이너선 도입으로 수익률이 크게 떨어진 상태에서 국내 해운업체들도 대형 선박의 도입이 시급하지만 이 역시도 정부의 지원 없인 불가능한 상태다. 

이는 국내 해운업체들의 경우 신용등급이 낮아 금리가 높다. 현재 현대상선의 신용등급은 BB, 한진해운은 BBB- 수준이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국내 해운사들은 에코십 및 초대형 컨테이너선 도입을 희망하고 있지만 비싼 이자비용과 더불어 정부의 선박금융 지원이 외국계 초대형 선사들에 쏠려 있는 만큼 쉽지 않다”면서 “올해 7월 이후 현재까지 우리나라 선사들이 발주한 선박은 전무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대로 글로벌 조선업황 둔화에도 중국과 일본의 조선사들은 꾸준한 수주를 이어오고 있다. 이유는 바로 국적선사들의 발주량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중국의 화물은 중국 선박으로 수송하고 중국 선박은 자국 건조를 골자로 하는 ‘국수국조(國輸國造)’원칙을 이어오고 있다. 일본의 해운사들도 자국 조선소 발주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는 지난 9월 중국의 해운사인 코스코(Cosco)가 자국 조선소에 2만TEU급 5척을 포함해 총 11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한 것이 대표적이다. 일본의 경우도 지난 8월 K-LINE 등 일본 내 5개 선사들은 자국 조선사에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 9척을 자국 발주한 바 있다.

해운업계는 최근 조선업계의 대규모 부실로 인해 자신들의 어려움이 크게 부각되지 못하는데 대해 한숨만 내쉬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조선3사의 대규모 부실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이목이 모두 조선소에 집중돼 있다”면서 “하지만 해운업계도 선복과잉, 글로벌 경기둔화 등으로 최악의 상황을 맞이한 상황에서 지원이 절실하지만 손길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조선업계도 해운산업과 조선산업의 공생은 필요불가견이라는데 입을 모으고 해운산업의 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은 전방 산업인 해운업황이 살아나야 선박 발주량이 늘고, 수주 증가로 이어진다”면서 “국내 해운업계의 불황 극복을 위한 다양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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