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병 사망사건에 대해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29일 이 병장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한 원심을 유지했지만 일부 결정은 파기하고서 해당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하모(23) 병장과 지모(22)·이모(22) 상병, 의무지원관 유모(24) 하사 등 공범에게 징역 10∼12년을 선고한 원심의 살인 혐의는 모두 인정되지 않았다.
윤일병 사망사건에 대해 이 병장의 살인 혐의만 인정하고 나머지는 폭행 정도와 전후 정황을 고려하면 살인죄를 적용할 수 없으니 재판을 다시 하라고 판결한 것.
윤일병 사망사건에 대해 하 병장 등은 내무반 분위기를 주도하는 이 병장의 눈치를 보느라 소극적으로 폭행에 가담했고 폭행 정도나 횟수도 이 병장보다 훨씬 덜한 점을 고려한 것이다.
윤 일병이 쓰러지자 구타를 멈추고 이 병장을 제지하는가 하면 심폐소생술을 시도한 것도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없어 보인다고 재판부가 판단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병장은 윤일병 사망사건 당일 “아버지가 조폭이라는 사실이 가장 감명 깊었다”는 말을 윤 일병에게서 듣고 심하게 분노해 폭행했지만 나머지는 그런 동기가 없었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윤일병 사망사건에 대해 이 병장에게 적용된 흉기휴대 폭행죄의 가중처벌 대목은 해당 조항이 위헌이라는 지난 달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다시 재판받게 됐다.
이들은 지난 해 3월 초부터 윤 일병에게 가래침을 핥게 하고 잠을 못 자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하고 수십 차례 집단 폭행한 끝에 같은 해 4월 7일 죽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군 검찰은 애초 이들을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했지만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이 병장 등 4명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1심을 맡은 육군 3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은 윤일병 사망사건에 대해 “이 병장의 경우 미필적이나마 윤 일병이 사망할 것을 인식하면서 폭행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알지 못하고 때렸을 가능성도 있다”며 군 검찰이 예비적 공소사실로 돌린 상해치사 혐의만 유죄로 판단했다.
4월 9일 2심 법원인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은 이 병장, 하 병장, 이 상병, 지 상병에게 모두 살인죄를 적용하고 폭행을 주도한 이 병장에게 징역 35년, 이외 3명에게는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유 하사와 이 일병은 폭행죄 등을 적용받아 각각 징역 10년,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형량은 이 병장은 1심의 45년에서 35년으로, 나머지도 징역 15∼30년에서 10∼12년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이번에 이 병장을 제외하고 나머지 가해자들이 모두 살인혐의가 인정되지 않아 최종 판결에서 가해자들 형량은 일제히 더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가해자 측은 유가족 위로금을 공탁한 것으로 알려졌다.윤일병 사망사건 윤일병 사망사건 윤일병 사망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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