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상하이에서 원화 사고판다...'원화국제화' 탄력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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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0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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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는 10월 31일 정상회담에서 중국 상하이에 원·위안화 직서래 시장을 개설하고, 중국 채권시장에서 한국의 위안화 국채발행도 허용키로 했다.[사진=청와대]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한국의 원화 국제화 행보에 속도가 붙었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 내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을 개설키로 한 것이다. 이는 해외에서 원화거래(자본거래 목적)가 허용되는 최초의 사례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국제화와 맞물려 원화 국제화를 통해 대외 리스크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고 평가한다. 또 무역결제에서 발생되는 거래비용을 줄여주는 장점도 있다.

1일 정부에 따르면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상하이에 원·위안화 시장을 조속히 개설하고 거래활성화에 협조하기로 했다. 관련법 개정 및 시스템 구축 등을 감안하면 개설 시기는 내년 상반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12월 서울에서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을 개설한 데 이어 한·중 간 금융협력 범위가 커진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환투기 우려 등을 이유로 해외에서 원화 직거래를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환율 변동성이 심한 한국의 특성상 외환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컸다. 반대로 원화 국제화를 통해 무역거래에서 원화 결제 비중을 높여야 한국 기업들이 오히려 환율 변동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의견도 많았다. 박해식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수출입 기업들이 원화를 달러화로 바꾸지 않고 바로 원화로 결제하면 환 리스크 등이 크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상하이에서 원·위안화가 직거래되면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달러화로 바꾸지 않고 원화와 위안화를 환전할 수 있어 거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양국이 앞으로 무역은 물론 자본거래에서도 달러 의존도가 줄어드는 것이다.

여기에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쌓아야 하는 부담도 줄어든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 한국 기업들의 수출입 대금 결제에서 기축통화인 달러화 결제 비중은 86.1%, 유로화는 5.1%다. 원화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불과했다. 수출입 대금에서 원화 결제 비중이 높아지면 굳이 달러화를 많이 보유하지 않아도 된다.

오는 12월이면 개장 1년을 맞이하는 국내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도 업그레이드 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르면 올해 안에 원화와 중국 위안화를 거래할 때 기존 재정환율 대신 직거래환율을 사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한·중 정상은 한국의 위안화적격외국인투자자(RQFII) 투자 한도도 기존 800억 위안에서 1200억 위안으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RQFII는 중국 주식과 채권시장에 위안화로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기관투자자를 말한다. 한도가 늘어나면 한국은 홍콩(2700억 위안)에 이어 세계에서 둘째로 많은 투자 한도를 보유하게 된다. 현재 영국·독일·프랑스의 RQFII 한도가 800억 위안이고 싱가포르와 호주는 500억 위안이다.

이번 합의에 따라 정부는 위안화로 표시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처음 발행하기로 했다. 위안화 표시 채권시장의 성장과 위안화 국제화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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