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양성모·이재영·김지나·배상희·윤정훈 기자 = 3년여 만에 만난 한국과 일본, 중국 경제계 대표들의 얼굴에는 설레임과 기대감이 넘쳐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와 일본 게이단렌, 중국 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가 공동 주최로 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은 3국 기업인의 높은 적극적인 참여로 성공리에 진행됐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리커창 중국 총리 등 3국 정상이 만찬에 참석해 경제계의 교류를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하며 경제계의 기를 북돋았다.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은 지난 2009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담과 함께 시작돼 매년 정상회담과 함께 개최됐다. 그러나 2012년 제4차 서밋 이후 정치적·역사적 갈등이 고조되면서 정상회담도 중단되자 만날 기회도 상실했다. 3국 경제계 인사들은 경제 교류만은 놓칠 수 없다며 다양한 각도에서 인연의 끈을 이어갔지만 비즈니스 서밋이 중단된 후, 3국간 교류는 가장 낮은 수준으로까지 떨어졌다.
회의에 참석한 400여명의 3국 대표기업 참석자들은 모두 이날의 만남이 3국 기업간 교류 확대를 재개할 수 있는 모멘텀이 돼야 한다는 희망을 전했다.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은 회의장 입장 전 “오늘 행사에서 신사업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으며,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한 뒤 기업인으로 변신한 이희범 LG상사 고문도 “모처럼 3국 기업인 만났는데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허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그간 3국은 제조업 중심의 분업구조를 통해 서로의 성장을 견인해 왔지만 글로벌 저성장이라는 새로운 환경을 맞은 상황에서 3국의 협력방식도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면서 “특히 한중일이 과잉생산을 통해 출혈경쟁을 벌이는 제조업 분야에서 새로운 협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진 패널 토의는 ‘저성장 시대, 새로운 도전과 기회’과 ‘아시아 지역 인프라 개발’ 등 2개 세션으로 나눠 진행됐다. 첫 세션 패널로 나선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허 회장의 발언을 구체화해 “3국이 협력을 통해 공급과잉산업의 구조조정을 이룬다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면서 대표적인 공급과잉산업인 철강의 예를들어 각국이 관심있는 특정산업 하나씩을 특구로 선정한 후, 서로의 기업들이 참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첨단산업 부문에서의 3국 기업의 협력도 확대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우치야마다 도요타 회장은 생명과학, 정보통신 등 분야에서 3국간의 협력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기술혁신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추진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번째 세션에서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으로 본격화되는 아시아 인프라 개발은 한중일 3국 모두에게 기회가 될 뿐만 아니라, 아시아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카키바라 게이단렌 회장은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개발은 지역내 연계성을 강화하고 직접 투자 및 산업 집적을 촉진할 수 있다”면서 3국의 민관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도훈 산업연구원 원장은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정책과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 일본의 풍부한 아시아 인프라 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합치면 아시아가 인프라를 통해 하나의 공동체로 묶일 수 있다”면서 “중국의 서쪽에 치중된 일대일로 정책이 북한을 거쳐 일본까지 이어질 수 있다면 한중일은 비로소 하나로 연결되고, 물류, 에너지, 인적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이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 서밋에 앞서 롯데호텔에선 한국과 일본·중국 기업인들간 1대 1 비즈니스 상담회가,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국내 청년들 대상으로 하는 인재채용 상담회가 개최됐다. 1대 1 비즈니스 상담회에는 한국 기업 111개가 중국 46개, 일본 29개 바이어사와 상담회 진행했다. 참가를 희망하는 기업들이 예상을 뛰어넘어 활발한 상담이 이뤄졌으며 실제 계약성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상담도 다수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또 인재채용 상담회에는 일본 16개사, 중국 4개사가 국내 만 34세 이하의 구직희망 청년들을 대상으로 1대1 면담을 진행했다.
한편 이날 저녁 열린 비즈니스 서밋에는 3국 정상들이 참석해 기업인을 격려했다.
박 대통령은 축사에서 한·일·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가속화 및 3국간 교역·투자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고, 창조경제 등 각 국의 신성장산업 육성에서 공조를 강화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동북아 경제공동체 구축을 위한 협력 △창의와 혁신에 기반한 미래 성장산업에서의 협력 △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 공동대응이라는 3대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 서밋에서는 3국 경제단체를 대표하는 전경련·게이단렌·CCPIT국제무역촉진위간 교역·투자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와 3국의 전자상거래 유통을 촉진하기 위한 관련 협회간 MOU 등 총 2건의 양해각서가 체결돼 민간의 교역·투자 교류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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