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한의대팀, '전통 북소리 이용 급성 쇼크사 억제 치료법' 美 특허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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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02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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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쇼크를 일으킨 환자를 119구급대 긴급 출동해 응급치료를 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우리나라 대학 연구진이 정통 북소리를 이용해 급성 알레르기성 쇼크 증상인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를 억제하는 치료법을 개발, 미국에 특허출원을 내 눈길을 끌고 있다. 

아나필락시스는 일종의 급성 면역반응으로 벌에 쏘였을 때로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하면 혈관확장에 의한 저혈압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또 저산소증으로 뇌 손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경희대한의대 김형민 교수, 추계예술대 고경자 박사, 호서대 정현자 교수 등으로 이뤄진 공동 연구팀은 2일 동물실험을 통해 전통 북소리의 이런 효과를 확인하고, 관련 치료법을 미국에 특허 출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번 연구논문(제1저자 김희윤)은 알레르기 분야 국제학술지(International Archives Allergy Immunology) 최근호에 발표됐다.


해당 실험은 실험 쥐 10마리에 아나필락시스를 유도하는 약물을 투여한 뒤 5마리에는 특수 제작된 방음시설에서 연주음악 형태의 북소리를 5분간 들려줬다.

반면 대조군(5마리)에는 북소리 대신 라디오에서 들을 수 있는 지직거리는 소리와 같은 백색잡음(white noise)에 노출시켜 상태를 40분간 비교 관찰했다. 실험은 이런 방식으로 3회에 걸쳐 연속해서 이뤄졌다.

실험에 사용된 북은 우리나라 전통 사물놀이에 사용되는 북이었다.

실험 결과 북소리를 들려준 쥐 그룹의 치사율은 대조군보다 약 40%가량 낮았다. 북소리를 들려주지 않은 쥐들은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하고 20~30분 내에 죽었지만, 북소리를 들려준 쥐들은 약 40분 이상을 넘겨 살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뇌 조직 분석에서는 북소리를 들려준 그룹에서 치사율과 저혈압을 일으키는 히스타민 분비가 유의하게 억제됐지만 백색잡음 그룹에서는 이런 효과가 없었다.

또 저산소증에 의한 뇌 손상과 관련 있는 '저산소유도인자-1알파'(HIF-1α)와 '혈관내피증식인자'(VEGF) 단백질 분석에서도 북소리가 '에스트로겐 수용체-베타'(ER-β)의 발현을 증가시켜 이들 단백질 수준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관찰됐다.

연구팀은 아나필락시스 발생 때 곧바로 혈관수축을 유도하는 교감신경흥분제 응급주사를 시행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데, 적어도 그 시간을 연장하는 북소리의 효과를 예상해 볼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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