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9일로 마감된 예비입찰 결과 다수의 시멘트·레미콘 업체와 사모투자펀드(PEF)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면서 서서히 매수자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업계는 한앤컴퍼니가 이번 인수전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데 입을 모으고, 강력한 인수 후보자로 거론중이라는데 이견이 없는 상태다.
3일 시멘트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쌍용양회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 결과 한일시멘트와 사모투자펀드(PEF)인 한앤컴퍼니 등 다수의 참여자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업계에서는 누가 일본의 태평양시멘트와의 법적분쟁을 각오하고 쌍용양회 지분을 인수할지, 또 이유는 무엇인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 시멘트 업계는 쌍용양회가 점유율 20%대로 1위, 나머지 6개 시멘트 업체가 10%대의 점유율을 고루 나눠갖고 있다. 즉 자금력을 가진 시멘트 업체가 인수에 나설 경우 시멘트 업계 1위로 수직 상승이 가능하다.
올초 한국신용평가는 “(시멘트 업체가 쌍용양회를 인수할 경우)생산능력과 시장점유율에서 모두 업계 1위에 올라 시장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다”면서 “인수여력을 보유한 업체에게 매력적인 M&A 기회”라고 설명한 바 있다.
문제는 태평양시멘트와 불편한 동거 문제다. 현재 태평양이 보유중인 쌍용양회 지분은 32.63%. 이 지분은 공개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또 태평양은 지난 9월 법원에 채권단이 보유한 쌍용양회 주식에 대해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다는 지위확인을 구하는 본안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즉 채권단 지분을 모두 사들여 최대 대주주 지위를 확보해도 2대 주주인 태평양측과 잡음은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태평양 지분을 함께 인수하는데 있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반면, 채권단 지분만 사들인다는 것은 반족짜리라는 평가를 내려왔다. 특히 지분인수와 함께 경영권까지 얻는다 해도 주요 경영사안에 태평양측이 반대의견을 내지말라는 법이 없어 경영 자체가 복잡하게 흐를 수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리스크를 안고 시멘트나 레미콘 업체가 인수하기보다 PEF의 인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장기적인 경영보다 수익성 등 단기적 경영성과를 중시하는 만큼, 건설업황이 개선세를 나타내는 지금이 최적의 투자시기라는 것이다.
또 쌍용양회 10%를 보유중인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고 있고, 인수에 나선다면 자신이 보유한 지분 10%를 제외한 나머지를 사들이게 돼 금전적 부담도 타 기업에 비해 덜하다.
반대로 시멘트 경기가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인데다 많게는 1조원에 달하는 거액의 인수금액을 감당하면서까지 투자를 하기란 리스크가 따른다는 점에서 다소 의외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관련업계 관계자는 “한앤컴퍼니의 경우 시멘트 사업을 통해 짭짤한 수익을 얻은 경험이 있고, 높은 정보력 등을 고려해 볼 때 인수 유력후보로 거론중이다. 시장에서도 한앤컴퍼니가 이번 인수전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으로 안다”면서 “한앤컴퍼니측 움직임과 인수전에 참가한 나머지 기업의 대응, 태평양이 제기한 소송결과 등을 예의 주시하는 것 외엔 이번 인수합병전은 사실상 분석이 어려운 복잡한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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