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CJ헬로비전 인수 '선공'에 통신·유료방송업계 '맹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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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02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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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를 확정하면서 KT와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업계와 유료방송업계가 ‘맹공’을 퍼부었다. 양쪽 진영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유료방송·통신시장에서 팽팽한 전운이 감돌고 있다.

◆ 反SKT진영군 "SK텔레콤 무선 지배력 확대 막아야"

SK텔레콤을 향해 꺼내 든 공격카드는 '시장지배력 전이'다. 무선시장의 지배력을 유료방송 시장으로 확대해 공정경쟁을 훼손한다는 목소리다.

2일 KT와 LG유플러스는 "CJ헬로비전 인수를 계기로 방송 시장에서도 SK텔레콤의 지배력이 확대되며, 유선에 이어 유료 방송 서비스까지 무선의 끼어 팔기 상품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 주장했다.

1999년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를 지배력 전이의 대표적인 선례로 들었다. 당시 신세기통신 인수를 통해 SK텔레콤은 시장점유율 50%를 넘어서는 ‘절대 강자’가 됐다.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은 1999년 43%에서 2000년 40.8%, 2001년 40.9%를 기록했으나 2002년 신세기통신을 완전 합병하면서 53.2%를 기록, 2003년에는 점유율이 54.5%에 달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1999년 당시 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1위 사업자 시장점유율이 40% 이상인 국가가 27개에서 2003년에 24개로 감소, 전반적으로 1위 사업자의 지배력이 약화되는 경향을 발견할 수 있다.

게다가 신세기통신 인수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이 업계 반발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특히 유선방송구역 78개 가운데 CJ헬로비전의 23개 구역을 SK그룹이 차지, 유료방송 점유율이 60%를 넘게 된다. 아울러 이번 인수를 통해 KT망을 이용하는 85만 알뜰폰 가입자는 SK텔레콤이 관리하게 된다.

KT관계자는 "전 세계 어느 나라를 봐도 SK텔레콤과 같이 소수 사업자에게 시장지배력이 집중화된 곳은 없다. 상도의를 벗어나는 KT망 이용 알뜰폰 사업 인수다.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 정부가 추진해온 정책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SK텔레콤을 맹비난했다.

케이블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케이블과 IPTV 간의 정책 방향이 틀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케이블과 알뜰폰 업계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이 통신사업자에게 넘어가면서 정부의 귀가 통신사 쪽으로 기울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 SKT "이미 KT가 유료방송 장악... CJ헬로비전 인수 공공성 훼손 아냐"

SK텔레콤은 경쟁사들의 맹공격에도 불구하고 담담한 표정이다. 한편으로는 KT와 LG유플러스가 공정경쟁 훼손을 논할 처지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현재 CJ헬로비전은 케이블TV(CATV) 시장 1위, 알뜰폰(MVNO) 1위다. 가입자 수는 CATV 410만명, 인터넷 88만7000명, 인터넷 전화(VoIP) 71만3000명, MVNO 88만1000명이다.

SK텔레콤의 100%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의 경우 인터넷TV(IPTV) 330만명, 인터넷 497만명, 유선전화 449만명이고, SK텔레콤의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2874만명이다.

따라서 양사의 합산 가입자 수는 TV 740만명, 인터넷 585만7000명, 전화 520만명, 이동전화 2962만명이며, 점유율은 TV 26.2%, 인터넷 29.4%, 이동전화 50.9%로 상승하게 된다.

이동전화 점유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게 되고, TV 시장에서는 KT에 근소한 차이로 2위 플레이어다.

업계 관계자는 "KT가 지난해 합산규제를 통해 케이블TV 진영과 논란을 일으켰다. KT그룹(KT+스카이라이프)은 이미 점유율 30%를 넘어선 상황이다. 방송시장 장악을 논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 당시 KT관계자는 합산규제를 놓고 "합산규제를 통해 위성방송 가입자를 묶어둔다면 더 나은 서비스를 개발할 투자 동기가 사라진다"고도 말한 바 있다.

특히 CJ헬로비전 인수를 시장점유율 확대 이슈로만 해석하게 된다면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

최근 유·무선 통신 시장의 동향을 살펴보면 케이블TV 가입자는 IPTV로 유출이 지속되고 있고, 초고속인터넷 역시 이동전화 및 IPTV와의 결합경쟁력을 기반으로 통신 사업자가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MVNO과 VoIP 가입자 확대효과 역시 성장성이나 수익성 면에서 크게 매력적인 옵션은 아니다.

정승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료방송사업자 대비 통신사업자의 경쟁우위를 감안하면 인수합병을 통해 인위적인 시장 구조 재편이 굳이 필요할까라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게다가 LG유플러스는 잘못된 수치를 가지고 SK텔레콤을 비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LG유플러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SK그룹군은 알뜰폰 시장에서 60.9%의 점유율을 확보하게 돼 독점구조가 한증 더 심화될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60%라는 점유율은 SK텔링크에 CJ헬로비전, SK텔레콤 망을 사용하는 사업자 모두를 합한 수치"라며 "이런식의 논리라면 KT또한 시장의 절반은 차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통신시장에서 LG유플러스가 다단계 판매 등을 통해 시장 혼란을 야기하는 상황에서 KT와 SK텔레콤의 시장경쟁을 비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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