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금융가에 본격적으로 부패척결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다. 중국 사모펀드 업계 '큰손'이 체포된 데 이어 중국 4대 은행 중 하나인 농업은행 행장이 갑작스럽게 일개 처장급으로 강등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
지난 2일 중국 농업은행 장윈(張雲) 행장의 직급이 차관급에서 처장급으로 세 단계 강등됐다고 중국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가 소식통을 인용해 3일 보도했다.
장 행장은 부패 혐의로 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 퍼졌었다. 신문은 장 전 행장이 아직 체포된 것은 아니지만 직급은 하향 조정된 것으로 확인했다. 중국 관료 인사시스템 아래에서 한번 승진한 간부가 아예 낙마하지 않고서는 직급이 강등되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차관급 고위인사가 처장급으로 강등당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59년생 산시(陝西)성 출신인 장 전 행장은 지난 1985년부터 20여년간 농업은행에서 근무했다. 2009년 1월부터 농업은행 부회장, 행장, 당위원회 부서기를 겸임해왔다.
장 전 행장에 대한 처분은 최근 중국 당국이 금융당국에 대한 반(反) 부패 조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과 관련이 있다.
반 부패를 총지휘하는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는 10월 말부터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증권 은행 보험 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은감회·보감회), 중국투자공사, 국가개발은행, 중신(中信)그룹, 5대 은행(공상·농업·중국·건설·교통은행) 등 31개 금융기관에 중앙순시조를 파견해 고위 관리들의 당 규율 위반 여부를 철저히 점검한다고 밝혔었다.
이후 지난 1일 중국 사모펀드 업계에서 수 백억 위안의 자산을 굴리며 '미다스의 손'으로 촉망받던 쩌시(澤熙)투자관리유한공사 법정 대표자 겸 총경리인 쉬샹(徐翔)이 불법 내부정보를 통한 내부자 거래, 시세조종 등 혐의로 공안당국에 전격 체포했다.
앞서 중국 당국은 7월 중국 증시파동 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증감회 위쥔(張育軍·52) 주석조리(차관보급)를 비롯한 관료 4명, 중신증권 청보밍(程博明) 사장을 비롯한 직원 11명을 체포해 조사를 벌인 바 있다.
이 밖에 기율위는 지난 10월 말 당원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중국 공산당 기율처분 조례'를 발표해 당 간부들의 주식투자를 비롯한 기타 증권투자를 금지하는 것을 명문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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