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G20 정상회담 개최국인 터키는 최근 5년간 경제성장률 5.3%를 기록하고 있다. OECD 국가 중 1위다.
또한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총선 결과 집권야당인 정의개발당(AKP)가 압승을 거둬 단독 정권을 출범하면서, 향후 터키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총선에 대해 외신들은 계속되는 유혈 테러와 난민 사태에 대한 불안감으로 국민들이 정치적 안정을 택했다고 평했다.
아주경제는 최근 경제·정치적 전환기를 맞고 있는 터키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한국-터키 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아르슬란 하칸 옥찰(Arslan Hakan Okcal) 주한 터키 대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1990년대 거시경제의 불균형으로 터키 경제는 큰 어려움을 겪었다. 대형 재정적자와 정치적 불안, 그리고 인플레이션과 높은 이자 등이 경제의 전반을 매우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이 같은 위기를 통해 터키는 교훈을 얻었고, 2001년 경제 위기를 겪은 이후 구조 개혁에 착수했다. 이런 구조개혁의 초석이 된 것은 강력한 재정개혁, 신중한 통화정책과 은행산업 분야 재건이었다.
터키는 이미 2000년대부터 수출 시장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프리카, 아시아 국가들 등 다양한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혼란한 시기를 겪기는 했지만, 이같은 정치·경제를 안정화 시키기 위한 노력 덕분에 2008년이후에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다.
경제안정을 위한 터키 정부의 노력 덕에 국내·국외 투자유치도 증가했다. 이런 노력으로 금융위기가 전세계를 휩쓸었던 2009년에도 터키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다시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정치적, 경제적 위기 그리고 터키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경제 성장률은 탄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터키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3.8% 정도다.
터키는 EU와 관세동맹을 맺고 있다. 터키의 기업들은 이 관세동맹을 통해 다양한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법을 익혔다.
또한 터키는 경제구조 개혁의 일환으로 수출품목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기존의 농업생산품·반완성품의 수출비율을 줄이고 좀더 기술집약적인 품목 수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농업, 섬유, 선박, 철강, 소비자가전, 자동차, 건설 자재 산업 등에서 터키는 거대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 한국과 터키가 최고의 무역 파트너가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터키와 한국은 모든 측면에서 안정적이고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잇다. 한국-터키 FTA를 통해 경제·상업적 교류확장을 위한 법률적인 기반은 이미 갖추었다.
양국의 경제는 수출과 수입에 있어 상호보완적이다. 그러나 지금 현재는 양국간의 무역불균형이 다소 일어나고 있다. 이런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한국의 대터키 직접 투자가 더 늘어나야 한다.
이미 양국 간의 비즈니스 환경은 잘 갖춰져 있는 상황이다. 기회는 여러 분야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 전세계적으로 스타트업 붐이 일고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로 무장한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엄청난 투자를 받는다. 터키의 상황은 어떠한가?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소기업들은 터키 경제에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터키에서는 특히 이러한 중소기업들이 경제활동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KOSGEB는 터키에서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기관이며, 이들은 터키에서의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각종 제도와 지원책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는 실업문제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자영업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 터키는 EU 회원국이 되길 원한다. 그렇지만, 그리스의 경제 위기에서 볼 수 있듯이 개발도상국으로 EU 회원국이 되는 것은 위험부담이 따르는 일이기도 하다. 이에 대한 터키의 입장은 어떠한가?
터키가 EU의 일원이 되고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역사적으로 문화적으로 터키와 유럽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민주정치, 법률, 인권, 자유경제 그리고 인권 등 분야에서 지속적인 개혁을 함께 하려고 하는 터키의 현대화 정책과 EU 가입은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현재 우리는 유럽과 관세동맹을 맺고 있으며 EU와 경제적 관계를 더욱 긴밀히 해나가고 있다. 우리는 완전한 회원국인 되기를 원하며, 그것이 터키와 EU 양측에 모든 좋은 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알다시피 EU의 회원국이 되기 위해서는 코펜하겐 경제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그렇지만, EU는 과거에는 이러한 제한 없이 회원국을 받아들였다. 결과적으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채 EU에 들어간 회원들이 불행하게도 지금 경제적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EU에서 제대로 평가받고 있지는 못하지만, 터키의 경제는 대부분의 EU 경제에 비해 안정적이며, 외부충격에 대항하는 회복력도 빠른 편이다.
예를 들어서 터키의 GDP 대 중앙정부의 예산적자 비율은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1.3%였다. 이는 유럽의 다른 23개국보다는 낮은 것이다.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도 마찬가지다. 현재 터키의 GDP 대비 공공부채의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33.5%이며 이는 다른 EU 25개국보다 낮다.
유럽연합의 국가채무기준인 마스트리히트 기준에서 GDP 대 중앙정부의 예산 적자 비율은 3%,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은 60%이다.
터키가 EU의 회원이 되는 것은 양측 모두에게 중요한 경제적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터키 정부의 생각이다.
◆ 전세계적으로 청년실업률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성년실업은 이번 G20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터키의 상황은 어떠한가?
터키는 유럽에서 젊은 연령의 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이다. 그리고 인구의 절반이 30살이하다. 때문에 청년실업은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창업활성화, 소액대출, 그리고 일자리 주선, 직업 훈력 프로그램 등 적극적인 프로그램과 실업급여 등 지원정책을 계속 시행하고 있다.
한국에서 경제위기 이후에 이루어졌던 고용촉진을 위한 다양한 정책 등은 이런 측면에서 좋은 귀감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확히 지적했듯이, 젊은이와 여성들의 실업문제는 터키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의 최우선 해결과제이기도 하다. 각국은 협동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공통의 해결책을 찾기위해 힘쓸 것이다.
◆ 터키에는 현대 자동차처럼 현지에서 사업을 하고 잇는 한국기업들이 있다. 한국 기업이나 투자자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나? 터키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의 기업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2002년부터 터키에 대한 한국의 직접투자는 등록된 것만 5억 8400만 달러에 달한다. 제3국을 통해 들어온 미등록 투자액까지 합하면 10억달러 정도는 될 것이라고 본다. 현재 271개의 한국 기업들이 터키에서 활동을 하고 있으면 한국의 기업들이 터키를 지역적인 생산과 물류 센터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나는 투자를 고려하는 한국 기업들에게 터키의 국경 너머를 봐야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터키에 투자를 하는 것은 터키 주변의 50개국에 투자하는 기회를 얻었다는 것을 뜻한다. 20조 달러에 달하는 시장과 연결되는 것이다.
또한 터키는 2012년부터 국내와 국외 투자자들에게 동일한 기회를 제공하는 투자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언급했지만, 터키와 한국 경제는 경쟁하는 구조가 아니며, 상호보완적이다. 한국 기업들이 터키가 제공하고 있는 기회들을 제대로 이용하길 바란다. 이러한 맥락에서 터키 대사관도 관심있는 기업들에게 지원과 카운셀링을 제공하고 있다.
◆ 2017년은 한-터키 수교 60주년이다. 이를 맞이한 슬로건이나 이벤트는 준비중인가? 60주년을 더욱 뜻깊게 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나?
양국 총리가 이미 2017년을 "터키와 한국의 해"로 삼기로 합의하며, 각종 행사 준비가 이미 진행 중이다. 다양한 문화, 경제, 관광 관련 이벤트들이 치러질 것이다.
이러한 행사들을 통해 양국은 더욱 강력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친밀한 관계를 나타낼 수 있는 행사가 될 것이다. 양국이 서로에 대한 이해를 좀더 넓혀감으로서 양국관계는 더욱 긴밀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터키에는 많은 시리아 난민이 있다. 난민문제에 대한 터키 정부의 입장은 어떠한가?
터키는 200만명의 난민들을 지난 4년동안 받아들였다. 그동안 다른 국제사회의 지원도 없었다. 시리아 난민때문에 발생하는 경제적 부담은 약 80억달러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시리아의 위기와 터키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제사회가 좀더 적극적으로 인도적인 재난을 막기 위해 움직여야 할 때다.
현재 유럽에서 난민에 대한 대처가 나오고 있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유럽이 터키의 희생을 이해하고 우리가 진 부담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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