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학교폭력 확산 심각한 사회적 문제 부각

사망까지 이르기도…농민공 자녀 노출 쉬워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최근 중국에서 학교폭력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중국의 사회적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미국 방송 CNN은 중국 내 학생들 간의 폭력 및 집단 괴롭힘 등이 넓게 확산되고 있으며, 가학성의 정도도 심해지고 있다고 최근 집중보도했다. 

방송은 최근 학교 폭력의 희생자가 되어 장파열 등 심각한 부상을 입은 15살 후앙의 사례를 들었다. 고등학교 입학시험을 앞두고 다른 아이들로 부터 집단 구타를 당한 후앙은 농민공의 자녀였다. 도시에서 일을 하던 후앙의 어머니는 아이가 병원에 실려올 정도로 구타를 당했다는 소식을 전해듣기 전까지는 그동안 학교에서 아이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알지 못하고 있었다고 CNN은 전했다.

후앙의 사례와 다른 학교 폭력의 사례들이 알려지면서 최근 중국 온라인에서는 학교폭력에 대한 토론이 뜨겁다. 피해자를 위한 법적보호 장치와 가해자에 대한 처벌 수위 등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들이 올라오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중국의 아동보호법에에 따르면 16세 미만의 청소년은 아이들이 살인과 같은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이상은 심각한 처벌을 받지 않고 있다. 중국의 대부분의 학교에서도 학교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로 학적부에 기록을 남기는 정도만의 처분을 내리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중국의 학교폭력 실태는 상당히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지난 9개월 동안 심각한 사례로 중국 언론에 보도된 것만 30여건에 달하며, 그 중에는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경우도 있다.

특히 온라인에 학교폭력과 관련된 비디오, 이미지, 사연 등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널리 퍼지고 있다. 최근 중국 당국에서는 인터넷을 접하는 아이들에게 유해하다는 이유로 학교폭력 영상을 올리는 것을 금지하는 정책을 펴기도 했다. 그러나 영상들은 여전히 인터넷에 올라오고 있으며, 최근에도 매우 심각한 폭력 영상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들어가기 도했다. 

2012년 광동지역 4개 도시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들 중 무려 21%가 학교폭력의 가해자 혹은 피해자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학교 폭력의 원인으로는 여러가지가 있으나, 또래집단과의 갈등, 가족의 불화, 심리적 불안감, 그리고 온라인 사용 시간 증가 등이 원인이 되었다. 가족의 수입과의 상관관계는 거의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베이징에서 일하는 심리상담사인 리우 차오잉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집단괴롭힘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근본적인 문제해결에는 도움이 안되다고 지적했다. 차오잉은 심리상담 서비스가 청소년들에게는 효과적일 수는 있지만, 이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학교들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차오잉은 또 부모와 아이들이 자주 소통하지 않는 가정에서 학교폭력의 피해자 혹은 가해자가 많이 나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어린이들은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고, 부정적인 감정들을 대응하는 건강한 자제력을 기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때문에 부모가 아이들이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에서 급격히 늘어난 '남겨진 아이들', 즉 부모는 도시로 일을 하러가고 시골에서 조부모 등과 함께 사는 아이들은 부모와의 교류 시간이 거의 없다. 때문에 학교폭력에 휘말리는 아이들 중에도 후앙과 같은 남겨진 아이들이 많다고 CNN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