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 글로벌 의료관광전쟁, 종합적으로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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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0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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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용근 한국의료관광학회장(공주대학교 교수)

이용근 한국의료관광학회장 [사진=한국의료관광학회 제공]


정보통신기술(ICT)과 의료의 융·복합으로 유전자 분석을 통한 맞춤형 의료, 스마트폰과 연결된 웨어러블(입을 수 있는) 기기를 통한 진료 등 디지털 헬스케어의 혁명이 오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의 병원은 환자중심의 의료서비스 제공으로, 단순히 진료와 치료만을 받는 곳이 아니라 호텔처럼 서비스를 제공받는 곳으로 인식이 전환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의료는 복지 중심의 공공재로서의 공적인 개념이 강했다. 하지만 미래의학은 의료와 IT, 생명공학기술(BT), 문화기술(CT)을 이용한 첨단 복합산업으로 국부를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으로 육성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지원 중이다.

서비스업의 글로벌화는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창설된 후 서비스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S)가 체결되면서 시작됐다.

지난 20여년간 국가 간 서비스 장벽이 무너지면서 서비스업이 개방화되고 전 세계적으로 양보 없는 서비스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 전쟁 중 의료서비스가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

이미 아시아에서는 태국·인도·싱가포르가 의료관광 대국으로 우뚝 서 있고, 한국은 후발주자로서 일본·중국 등과 경쟁 중이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헬스케어산업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2009년 의료법을 개정했다. 의료무역 제2 유형인 '해외소비'(서비스 수용자가 공급국에서 서비스를 이용)의 하나로 '외국인환자유치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 26만명의 외국인 환자를 유치했고, 올해는 외국인 환자 유치 누적 100만명, 진료수익 누적 1조 5000억원을 달성했다.

또 의료기관들은 자체적으로 해외진출 사업을 추진해 의료무역 제3 유형인 '상업적 주재'(서비스 수요국 내에 공급자가 주재해 서비스 공급)를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문제점으로 인해 아직 성과가 불투명하다.

우리나라 의료산업이 세계 각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면 양적인 성장뿐 아니라 의료관광산업의 질적인 성장 또한 필요하다.

올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우리나라 의료는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감염병 관리에는 취약점을 드러냈다.

이후 더욱 엄격한 관리체계에 대한 요구와 함께 보건의료인·국민 모두 국제 신종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예방과 효율적 대처에 더 큰 주의를 기울이게 됐다.

이 기회를 통해 우리는 '한국만의, 한국적인 의료관광 산업'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통합형 의료관광 상품개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특히 드라마 '대장금', 한류스타 등을 통해 한류가 형성된 현시점에서 우리 문화를 활용해 성형 의료관광 대국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외국인 환자 맞춤형 건강검진 상품개발 등 예방중심의 의료관광 시장으로 흐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예방 중심의 한국형 통합의료관광(양방+한방+헬스케어+한국전통문화체험)을 디자인함으로써 'K-메디신(의료한류)'으로 새롭게 브랜딩하는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건강 중심의 한국문화와 예방 중심의 한국형 헬스케어 산업을 국내 우수한 의료기술과 유기적으로 융·복합해 마케팅함으로써 한국 의료관광의 이미지를 재인식시켜야 한다.

의료관광 시장이 더욱 커지고 성장하게 되면 선진국으로부터 의료서비스 시장 개방에 대한 요구를 받을 수도 있다.

결국 한국 의료서비스가 GATS에서 규정하는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국제의료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국민적 합의와 함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강점이 있는 다양한 분야의 의료서비스 질을 높이고 이러한 노력을 한국에 호감이 있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광고 등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의 개선과 홍보, 마케팅을 강화할 수 있는 종합적 체계가 있어야 한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국제의료사업지원법'과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에 관한 법률' 등이 통과되면 이런 역할을 충분히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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