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쓰촨(四川)성 최대 민영 석탄기업이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에 빠졌다. 앞으로 중국 석탄업계에 닥칠 기업 '디폴트 도미노'의 시작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쓰촨 헝딩(恒鼎)실업이 4일 만기가 도래하는 1억8300만 달러(약 2065억원)의 회사채를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고 중국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가 이날 보도했다.
헝딩실업은 이미 지난 6월 만기가 도래한 2억9000만 위안의 은행 대출을 상환하지 못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사측은 채권자와 채무 면제 혹은 대출 만기 연장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지난 달 30일 밝혔다.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헝딩실업이 4일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를 갚을 여력은 없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지난 2000년 쓰촨성에 설립된 헝딩실업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2005년엔 쓰촨성 최대 민영석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어 2007년 9월엔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며 중국 기업 최초로 대륙 밖 증시에 상장한 민영에너지 생산기업이라는 타이틀도 달았다.
하지만 중국 경기 둔화로 석탄산업이 침체되면서 회사 성장세에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2013년 4억2400만 위안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 해 적자액은 이보다 세 배가 많은 14억2200억 위안(약 2530억원)에 달했다. 올 상반기에도 3억9000만 위안의 적자를 기록하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위기에 빠졌다.
이는 중국 전체 석탄업계가 겪는 위기의 일 부분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다이빙(戴兵) 톈진 석탄거래중심 부총경리는 “국내 석탄업계가 엄동설한을 겪으며 올해 대다수 석탄회사들이 적자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헝딩실업의 디폴트 위기는 석탄업 위기의 빙산의 일각”이라며 “앞으로 이어질 석탄기업들의 디폴트 도미노의 시작일 뿐”이라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경기 둔화 여파로 중국 석탄업계에 과잉생산 현상이 심각하다. 중국석탄공업협회에 따르면 올 1~3분기 전국 석탄생산량은 27억2500만t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3% 줄었다. 하지만 석탄 재고량은 45개월 연속 3억t을 넘기고 있다. 중국 최대 석탄기업 선화(神華)에너지가 지난 한달 사이 6차례 석탄값을 인하하며 재고를 내다팔았을 정도다.
이에 따라 1~3분기 중국 90개 대형 석탄기업 순익은 9억7000만 위안(약 172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97.7% 쪼그라들었다.
석탄기업들의 재정도 악화됐다. 보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중국 10대 석탄기업의 총자산대비 부채비율은 평균 66.5%로 2011년보다 9.3% 포인트 높아졌다. 퉁메이(同煤)집단, 산시(陝西)석탄, 허난(河南)석탄 등의 경우 이미 80%선을 넘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