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일본 우정 그룹 내 3개사가 도쿄 증권거래소에 동시 상장하면서 '우체국 민영화'가 현실화됐다고 NHK가 4일 보도했다.
상장 대상은 일본 우정그룹의 주요 4개사 가운데 지주회사인 일본 우정, 산하 금융사인 유초은행, 간포생명보험 등 3곳이다. 3개사의 매매 상한선은 일본 우정이 1400엔, 유초은행이 1450엔, 간포생명은 2200엔 등으로 설정됐다. 이를 기준으로 한 일본 우정의 시가 총액은 6조3000억엔이다.
4일 오전 9시에 거래가 시작되면서 일본 우정과 유초은행의 시초가는 각각 1631엔과 1680엔까지 뛰어올랐다. 시초가가 공개 매도 가격을 상회하면서 향후 일본 우정의 주식을 처분할 때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1987년의 NTT, 1993년의 동일본 여객철도(JR 동일본) 등도 시초가가 공개 매도 가격을 상회했었다.
이번 상장을 통해 유초은행과 간포생명은 주식을 모두 매각해 완전히 민영기업으로 전환된다. 다만 일본 정부가 우정 주식의 3분의 1 이상을 의무적으로 보유한다는 규정은 남아 있다. 민영화 규모로는 1987년 2월에 상장한 NTT(약 25조엔)에 이어 역대 2위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05년부터 우정 민영화를 준비해 왔다.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몸담고 있던 집권 자민당은 2017년 9월까지 유초은행과 간포생명보험의 주식을 모두 매각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우정 민영화법을 마련했다. 그러나 2009년 민주당 정권이 출범하면서 우정민영화법을 개정해 두 회사 주식의 매각을 보류했다.
그러다 2012년 자민당이 다시 정권을 잡으면서 우정 민영화의 바탕을 마련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재건을 위한 재원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일본 우정 주식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주식 시장 동향을 지켜보면서 이번을 포함해 모두 3회에 걸쳐 주식을 매각할 예정이다. 오는 2022년까지 일본 우정 주식을 추가로 매각해 4조엔의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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