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자동차 글로벌 브랜드 ‘제네시스’ 런칭 행사에서 제네시스 브랜드를 소개하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정 부회장이 직접 국내 공식 행사에 선 것은 지난 2009년 9월 ‘YF쏘나타 신차발표회’ 이후 6년 만이다.
현대차는 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알림 1관에서 정의선 부회장, 양웅철 부회장, 피터 슈라이어 사장을 비롯한 회사 주요 임직원과 국내외 언론인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 세계 고급차 시장을 겨냥한 브랜드 제네시스 런칭을 선언했다.
브랜드 명은 성능과 디자인 등 모든 면에서 진보와 혁신을 지속해 고급차의 신기원을 열겠다는 의미로 제네시스로 결정됐다.
정의선 부회장은 “우리가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이유는 오직 고객에게 있다”면서 “제네시스 브랜드는 ‘인간 중심의 진보’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부회장은 “고객은 과시를 위해 멋을 드러내기보다 자신의 멋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을 원한다. 시간과 노력을 아껴주는 현명한 소유경험, 사용할수록 만족감이 높아지는 실용적 혁신에 감동한다”면서 “이것이 한 차원 높은 새로운 명품의 가치이며 제네시스는 이러한 시장의 변화와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2020년까지 제네시스 6종 제품 라인업 갖춘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제품 라인업은 오는 2020년까지 6종으로 구성된다. 브랜드 런칭 초기에는 대형 럭셔리 세단인 기존 2세대 제네시스와 다음달 출시 예정인 초대형 럭셔리 세단으로 시작하지만, 향후 5년 동안 4종의 신규 개발 모델이 추가될 예정이다.
새롭게 개발할 모델은 △중형 럭셔리 세단 △대형 럭셔리 SUV △고급 스포츠형 쿠페 △중형 럭셔리 SUV 등이다.
중형 럭셔리 세단은 후륜 구동 기반의 플랫폼을 적용해 오는 2017년 하반기에 출시한다. 이어 오는 2020년까지 SUV와 쿠페 라인업을 완성할 계획이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차명은 제네시스 브랜드를 상징하는 알파벳 ‘G’와 차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숫자가 조합된 방식을 활용한다.
다음달 공개되는 G90은 국내에서는 EQ900으로 불릴 예정이다. 그리고 기존 제네시스는 내년 중에 G80으로 차명이 바뀐다.
양웅철 부회장은 “제네시스가 고급차의 특성을 새롭게 정립해 나갈 것”이라며 “작고 섬세한 부분까지 정성을 기울여 항상 고객에게 기쁨과 감동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네시스 EQ900 전용 콜센터 마련
제네시스 브랜드는 기본 인프라는 현대차와 공유하고, 앞으로 단계적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다음달 출시할 EQ900의 경우 전용 콜센터를 마련해 고객에게 한 발 더 다가선다.
이는 기존 블루핸즈 등 정비소에 들리지 않고 고장부터 일상적인 점검까지 현대차에서 제공하는 ‘홈투홈’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판매 채널은 기존 딜러 전시장을 활용하면서 제네시스 만의 프리미엄 전시 공간을 운영할 방침이다.
더불어 현대차는 제네시스 전시 공간에 디지털 쇼룸 기능을 추가하고, 전담 직원을 육성하는 등 고객 경험을 차별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한다.
◆루크 동커볼케 영입, 디자인 전략 강화
현대차가 벤틀리 전 수석 디자이너 루크 동커볼케를 영입했다.
내년 상반기에 현대차에 합류하는 루크 동커볼케는 현대차 디자인을 책임질 현대디자인센터 수장(전무급)으로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 사장과 함께 제네시스 브랜드와 현대 브랜드를 위한 디자인 개발에 나선다.
푸조와 아우디, 람보르기니를 거쳐 세아트, 벤틀리 등에서 다양한 콘셉트카와 고급차, 슈퍼카를 디자인한 루크 동커볼케는 제네시스의 디자인을 맡게된다.
피터 슈라이어 사장은 “루크 동커볼케의 역할은 제네시스 브랜드를 발전시키고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이다. 저와 함께. 국제적인 글로벌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맡게 된다”고 말했다.
◆‘인간 중심의 진보’로 ‘뉴 럭셔리 고객’ 잡는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인간 중심의 진보’를 방향성으로 내세웠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4대 핵심 속성은 △안전·편의·연결성 기반의 사람을 향한 혁신 기술 △편안하고 역동적인 주행성능 △동적인 우아함을 지닌 디자인 △간결하고 편리한 고객 경험 등이다.
정의선 부회장은 “새로운 기원을 의미하는 제네시스의 이름처럼 자동차의 뼈대부터 온전히 다시 세우기로 했다”면서 “설계 단계부터 현대제철의 초고장력강 기술이 적용된 첫 차로 제네시스의 단단한 골격, 유연한 움직임, 조형적 아름다움에는 현대차 그룹 전 계열사의 핵심 기술이 집약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제네시스 브랜드는 연구개발과 디자인 부문의 전담 조직 구성을 마쳤다. 현대차는 제네시스에 집중하면서도 현대차 전체에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는 또 하나의 출발을 하고자 한다. 새로운 출발이 그렇듯 설렘과 떨림이 교차하고 있다”면서 “차근차근 내실을 쌓아서 세계 고급차 시장에서 입지를 견고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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