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속에 또 풍경이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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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04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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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선태 개인전 '말과 글 - 풍경 속에 풍경', 오는 29일까지

유선태 작가가 자신의 축음기 오브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작가는 "축음기는 미적이며 음악적이고 동시에 예술의 테크놀로지를 보여주는 요체"라고 말한다. [사진=조가연 기자]


아주경제 조가연 기자 ="내 인생, 내 그림에는 어떤 특별한 확신은 없습니다. 오로지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신념만 있을 뿐입니다. 그림을 그리는 인생이 허무할 수는 있지만 허망하지는 않지요."

그림을 그리는 것이 가장 재밌다는 작가 유선태(58)의 개인전이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홍익대학교를 졸업하고 파리로 건너간 작가는 그곳에서 20여 년을 머물며 그림을 그렸다. 서양화의 모습에 동양적인 감성을 결합해 본인만의 정체성을 찾아온 작가는 "파리에서는 동양적이라고 하고 여기(한국)에 오면 서양적이라고 하더라"며 "그냥 유선태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선 하나의 풍경 속에 또 다른 풍경이 중첩되는 '결합과 순환'의 모습을 담고자 했다. 액자 속에 다시 또 액자를 배치한 것은 "어제의 그림과 오늘의 그림 사이에 내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동시에 회화 속에 오브제를 담고 오브제에 다시 회화를 담아 정해진 틀을 깨는 시도를 보여준다.
 

작가는 '예술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예술은 호기심이다"고 답한다. 색채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오브제와 그림의 융합을 꿈꾼다는 그는 하나의 연극과도 같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설명한다. [사진=조가연 기자]


그림 속에 또다시 형성된 통로는 신기루와 같다. 관람객은 이를 통해 과거로 갈 수도 있고 미래로 갈 수도 있다. 작가는 미국 고원과 제주도 안덕 계곡의 풍경을 차용한 이미지를 통해 현실과 자연의 경계를 함께 표현했다. 작품마다 등장하는 자전거를 탄 검은 인물은 유선태 작가의 자화상이다. 어릴 적 낚시터에 앉아 한참 동안 주변의 풍경을 관찰했다는 작가는 "당시 키우던 닭과 오리 등을 팔아 마련한 자전거를 타고 가고 싶은 곳을 마음껏 달렸던 시절이 좋았다"며 작지만 큰 의미를 담아낼 수 있는 '미니어처' 인물을 그려 넣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총 50여 점으로 작은 모형부터 대형 책, 액자와 고풍스러운 축음기까지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했다. 전시를 기획한 가나아트 관계자는 "일상과 예술의 서로 다른 질서들을 조율하며 자신이 빚어낸 내면의 시공간을 여행하고 예술의 균형과 삶을 순환을 보여주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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