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편찬위가 이날 대표 집필진 중 선사, 고대, 고려, 조선, 근대, 현대의 6분야의 대표 집필진 중 선사와 고대 담당인 최몽룡 서울대 명예교수와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2명만 공개한 것을 놓고도 집필진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날 최 교수는 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정배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은 “두분이 참석하기로 한 것이 미리 알려져 제자들이 보호하는 입장에서 오늘만큼은 자리에 안 나오시는 게 좋겠다고 했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만큼 역사학자들이 국정 교과서 집필 참여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앞으로도 집필 참여를 두고 갈등을 예고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역사학자들이 성명서에서 ‘조선시대 사관 위에는 하늘이 있다고 하면서 권력의 부당한 간섭에 대항해 직필을 실천하고자 했던 선배들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계승하고 후대에 부끄러운 역사를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학자적 양심’을 거론하고 있듯이 전통적으로 권력의 부당함에 맞서는 역사학자의 양심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 역사학계에서 집필거부가 확산되고 있는 바탕이 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원로 교수들의 참여에 대해 관록이 있는 학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학설만 주장할 수 있어 오히려 중등학교 교과서 집필에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기훈 목포대 교수는 "원로 교수들이 이전에는 국정 교과서 집필 공모에 참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등 교과서에는 자신의 견해를 쓰지 않고 통설을 써야 하는데 원로 교수의 경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집필진에 뉴라이트 성향의 학자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교학사 교과서 집필에 참여했던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와 이명희 공주교대 교수, 이영훈 서울대 교수가 집필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고 있어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이날 공개한 두 명 외에 나머지 집필진은 공개하지 않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어 이미 뉴라이트 성향의 학자가 참여한 데 따라 논란의 여지가 커질 것을 우려해 대표집필진까지도 공개를 꺼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진재관 국사편찬위원회 편사부장은 브리핑에서 편향성 논란이 있는 인사의 집필 참여에 대해 “논란이 되는 분들이 집필진에는 참여했을 경우 공정성이나 객관성에서 논란이 될 수 있겠다고 해서 그런 분들이 집필진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부분에 대해서 우려를 하고는 있다”고만 밝혔다.
집필진 공개 여부를 놓고도 말이 계속 바뀌고 있다.
처음에는 집필진을 모두 공개하는 등 투명하게 진행하겠다고 하다가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본인이 원치 않는 경우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으로 바뀌었다.
대표집필진 공개부분와 관련해 진 부장은 “되도록이면 가능한 범위에서 빨리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기는 하지만 집필이라고 하는 일이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장애를 받아서는 안돼 집필자들과 상황에 따라 논의해 공개부분은 신중하게 해야 되겠다고 위원장이 언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사편찬위는 국정역사교과서 집필진은 36명으로 구성하고 현대사의 경우에는 역사 전공 이외 학자가 참여하도록 해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같은 방침에 대해서도 역사학계에서는 뉴라이트 성향 학자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
기존 뉴라이트 교과서 집필에는 역사학자 이외의 박효종 교수(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참여했었다.
역사전공이 아닌 학자는 현대사 분야에서 3~4명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각 분야에는 원로학자가 대표 집필진이 되고 중견학자와 신진학자가 참여하게 된다.
고등학교는 15명의 집필진으로, 두권을 발행하게 되는 중학교는 21명으로 구성된다.
집필진은 20일까지 최종 확정하는 것이 목표로 현재 일부 내정이 돼 있는 가운데 참여 의사를 표시한 학자가 있다는 것이 국사편찬위원회의 설명이다.
집필과 심의 검토는 내년 12월까지 진행하고 감수와 현장검수를 내년 12월 진행하는 한편 2017년 1~2월 인쇄와 배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검정 교과서의 경우에는 원고를 완성한 후 교육부 심의를 받게 되지만 국정의 경우에는 단계별로 집필한 내용을 심의하고 다시 수정하는 작업을 몇 번 거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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