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미국 사이버 보안업체 '파이어아이(FireEye)' 대표가 "중국 해킹이 감소해 회사 실적이 기대 이하에 그쳤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최대 사이버 보안업체인 파이어아이 최고경영자(CEO) 데이브 디월트가 낮아진 3분기 실적에 대해 "중국과 맺은 사이버 협약 때문에 소비자가 느끼는 보안 위협이 줄었고 이에 따라 실적이 예전만 못하게 됐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이어아이는 올해 3분기 매출을 2억2500만 ~2억3000만 달러(약 2561억~2618억원) 사이로 기대했지만 실제 3분기 영업이익은 예상을 훨씬 밑도는 2억1900만 달러에 그쳤다. 이와 함께 올해 총 예상 매출 규모도 6억2800만~6억4500만 달러(약 7148억~ 7342억원) 사이로 하향조정됐다.
파이어아이 3분기 실적에 대한 실망감으로 기관투자자가 주식을 매각하고 주가가 폭락하자 디월트 CEO가 실적악화의 배경으로 중국의 해킹 감소를 들고 나온 것이다.
하지만 파이어아이의 경쟁업체는 이러한 디월트의 주장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중국 등 해외발 해킹 공격은 줄어들지 않았다는게 다른 사이버 보안업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보안업체 트렌드 마이크로의 톰 켈러만 수석 사이버보안 책임자는 "해외발 해킹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역시 사이버 보안업체인 타니움의 오리온 한다위 CEO 역시 "이는 말도 안되는 억측"이라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파이어아이의 최대 라이벌인 크라우드 스트라이크의 조지 커츠 CEO 역시 "중국 관련 해킹 공격이 줄어들었다는 그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밝혔다.
크라우드 스트라이크는 미-중 사이버협약이 체결된 바로 다음날에도 중국발 해킹시도가 있었다고 공개해 중국의 사이버 공격에 대한 경계심을 높인 업체로 유명하다. 당시 미국 정부는 크라우드 스트라이크 관계자를 백악관으로 불러 관련 보고를 듣기도 했다.
이에 파이어아이 대변인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파이어아이 대변인 비트로 데 소우사는 "파이어아이는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는 최고의 기업으로 다른 업체가 볼 수 없는 부분까지도 모두 파악할 수 있다"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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