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윤주 작가는 동양 철학서인‘역경(주역)’의 64괘에서 모티브를 착안, 음양기호를 통해 상을 만들고 이 상에 의미를 내포하여 세계를 표현하고자 했다.
‘역경’에선 ‘음’과 ‘양’의 기호가 등장하고 이를 세 번 반복하여 얻어진 8가지 조합, 즉 8괘를 통해 총 64가지의 관계현상을 창조한다. 이것이 64괘다. 작가는 이 중에서 이번 전시 작품의 대상이 될 30괘를 우연적 방식으로 선정했다. 작가에게 있어서 인생에 대한 의문이 있을 때마다 삶의 지침과 같은 역할을 해준 ‘괘’는 서로 관계하여 또 다른 ‘상’으로 탄생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이번 전시에서 주로 선보이는 ‘괘상 시리즈’다.
송윤주 작가는 “내게 있어 괘상은 세상의 현상과 치환되는 기호”라며 “선택이 내 삶에 다가올 때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의문이 일 때, 삶의 의미를 찾을 때, 자연의 원리와 질서를 알고 싶을 때 동양철학은 지침이나 단서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문자는 보다 적극적으로 이미지화되어 풍경과 같은 형태로 기호화되고 종국에는 인간과 자연, 우주 만물의 관계성에 대한 이야기로 치환되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30개의 괘의 의미를 원형 기호와 함께 상징적으로 표현한 ‘괘 시리즈’, 괘의 조합으로 의미의 전복 혹은 강조를 꾀한 ‘괘상 시리즈’, 8괘의 텍스트의 의미를 상형문자화 한 ‘상 시리즈’, 총 세 개의 시리즈 50여점으로 구성된다.
깊이 있는 동양철학의 연구와 다양한 재료 및 기법을 통해 현대인들에게 보다 친숙한 방식으로 다가가고자 하는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그 깊이와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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