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현상 지속… 한국산 제품, 중국서 일본산 제품에도 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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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08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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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엔저현상이 지속되면서 일본의 대중국 수출품이 한국 수출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제품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조규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일 제조업의 대중국 수출단가 및 수출물량 변동' 보고서를 통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과 일본의 제조업 품목별 수출단가를 살펴본 결과, 엔저로 인한 일본산 제조업 품목의 수출 가격이 전반적으로 낮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조 연구원에 따르면 제조업 2498개 품목 중 일본의 대중국 수출단가가 한국보다 높은 품목 수는 2011년에는 1778개에서 2014년에는 1540개로 감소했다. 반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단가가 일본보다 높은 품목 수는 같은 기간 동안 313개에서 459개로 증가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결국 엔저로 인해 중국 시장에서 달러로 표시된 일본산 제품 가격이 낮아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제조업내 산업별로 보면 모든 산업에서 일본의 수출단가가 하락한 상태에서 석유화학과 금속‧비금속 산업에서 일본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석유화학 산업에서 일본의 대중국 수출단가가 한국보다 높은 품목수는 2011년에는 322개였지만 2014년에는 282개로 감소했다. 금속‧비금속 산업에서는 한국보다 대중국 수출단가가 높은 일본 제품은 같은 기간 동안 257개에서 210개로 줄었다.

조 연구원은 “이는 두 산업이 상대적으로 제품의 질적 차이가 크지 않고 공급과잉이 있는 산업의 특성상 가격 경쟁이 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얻게 되면서 일본의 대중국 제조업 수출물량은 2013년에는 전년대비 1.6%가, 2014년에도 전년보다 1.4%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한국은 2013년에는 4.9%의 증가율을 보였으나 2014년에는 -0.3%로 수출 물량이 줄었다.

제조업내 산업별로 보면 석유화학의 경우 중국의 경기 둔화 및 자급률 상승 등으로 한일 모두 대중국 수출물량이 감소했으나 한국의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특히 금속‧비금속, 기계산업 및 IT의 경우 일본은 수출단가 하락이 수출물량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한국은 수출단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물량은 증가세가 둔화됐다. 반대로 수송기계 산업은 중국의 수입 수요 확대에 힘입어 한일 모두 수출물량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특히 일본은 수출단가도 크게 하락하면서 향후에도 수출물량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조 연구원은 “글로벌 수요 회복이 부진한 상황에서 일본의 수출 가격 경쟁력 향상 및 수출 물량 증가는 한국의 수출 물량을 잠식하여 전체 국내 수출 경기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면서 “외환 시장의 급격한 변동에 대한 안정화 대책 마련과 환리스크 관리 강화, 제품의 고부가가치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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