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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리미어12 공식 홈페이지]
선발 투수만 비교 해봐도 극명해진다. 일본 1선발 쇼헤이는 한국의 대표 타자들을 완벽히 제압했다. MLB에서 빠른 볼을 가장 잘 친다는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빠졌다고 하지만 강정호는 사실상 한국에선 박병호(넥센 히어로즈)와 비슷한 수준 이었고, 추신수 한명이 들어왔다고 해서 타선이 갑자기 강해질 수도 없는 노릇이다. 더군다나 일본 2선발은 마에다 켄타(히로시마 도요 카프)는 올 시즌 개인 통산 두 번째로 사와무라상(일본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상, MLB로 치면 사이영상)을 차지했다. 일각에서는 쇼헤이보다 더 실력이 좋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또 마에다와 함께 가장 좋은 구위를 자랑하던 후지나미 신타로(한신 타이거즈)도 부상으로 빠졌다.
우리 대표팀은 류현진이 빠진 게 아쉽지만 일본이야말로 가장 잘 던지는 투수가 세 명이나 빠졌다. MLB 1선발 급 3명의 선수가 MLB 규정 제한(40인 로스터에 드는 선수는 불참)과 부상으로 인해 불참했다. 바로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매리너스, 47승 25패, 방어율 3.17, 653.2이닝 551K), 다르빗슈(텍사스 레인저스, 39승 25패, 방어율 3.27, 545.1이닝, 680K),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 25승 12패, 방어율 3.16, 290.1이닝, 280K)다. 한국 야구에서 적수가 없었던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성적이 28승 15패, 방어율 3.17, 344이닝, 293K였던 것을 감안하면 일본에는 류현진 정도의 선발이 세 명이나 더 있는 셈이다.
반면 한국 투수진은 허약하기 그지없다. 김광현은 과거에 비해 위력적인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고, 이번 대표팀에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한 윤석민(KIA 타이거즈)도 하락세가 분명하다. 마찬가지 부상으로 참여하지 못했으나 대표팀 1선발 후보로 꼽혔던 양현종(KIA 타이거즈)은 한번도 200이닝을 던지지 못했을 정도로 늘 체력문제에 부딪혀왔다. KBO 다승왕에 빛나는 유희관(두산 베어스)은 공이 느리다다는 이유로 대표팀에 선발되지도 못했다. 대표팀 부동의 마무리였던 오승환(한신 타이거즈)은 41세이브로 일본 센트럴리그 세이브왕을 차지했음에도 3패 4블론을 기록하고 홈런을 6개나 맞으며 불안함 모습을 보였다. 야마사키 야스아키(요코하마 베이스타스), 사와무라 히로카즈(요미우리 자이언츠)와 비교해 보면 일본 최고의 마무리였다고도 말할 수 없다.
또 우리 대표팀은 역대급 강력한 타선을 갖췄다고 했지만 단순히 이대호만 비교 해봐도 우리 타선이 일본에 비해 그리 강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대호는 재팬 시리즈 MVP를 차지할 정도로 좋은 타자임에 분명하나 나카무라 다케야(세이부 라이온스), 야마다 에츠토(야쿠르트)와 같은 선수들 보다 확연히 높게 평가하기엔 무리가 있다. 또 일각에서 이야기하는 ‘한국은 파워, 일본은 정확도’라는 말도 증거가 없다. 한국에서 장타로 이름을 날리며 일본에 진출했던 이승엽, 김태균, 이범호 등은 일본 리그에서 모두 장타율이 현격히 줄었다. 단순히 리그 투수들과 팀 타격 스타일 차이일 뿐 선수들의 절대적인 차이라고 볼 수도 없다.
한국은 세대교체에도 실패했다. 2009 WBC, 2008 베이징 올림픽 당시에 뛰었던 선수들이 아직도 주전을 차지하고 있다. 조상우(넥센 히어로즈), 조무근(KT 위즈), 허경민(두산 베어스)과 같은 선수들을 제외하면 새로운 얼굴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일본 대표팀은 꾸준히 좋은 선수들이 나왔다. 일본은 2009년 WBC에 출전했던 선수 중 이번 프리미어 12에 참가한 선수가 한 명도 없다. 일본은 그 사이 쇼헤이, 마에다, 스가노 토모유키(요미우리 자이언츠), 니시 유키(오릭스 버팔로스) 등의 젊은 투수들을 키워냈다. 이날 나온 쇼헤이, 노리모토 다카히로, 마츠이 유키(이상 라쿠텐 골든이글스)은 모두 90년대생 투수다. 또 일본 주축 타자들인 야마다 에츠토, 아키야마 쇼고(세이부 라이온스), 사카모토 하야토(요미우리 자이언츠) 등도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생이다. 이 선수들이 앞으로 더 성장하면 한국과 일본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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