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아시아나항공이 국내 항공사 가운데 대한항공과 저비용항공사(LCC)와의 경쟁에서 고군분투(孤軍奮鬪) 중이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는 노선과 기재 규모면에서, LCC와는 가격경쟁력에서 뒤지며 중간에 낀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
아시아나항공은 19년만에 복수항공사 시대를 열었다. 대한항공이 지난 1969년 민간항공으로 출범해 국적기 보호정책하에 1사 독점 체제를 유지해 대형화를 이룬 이후다. 당시 국민소득향상과 국제교역 증가에 따라 해외여행의 점진적 자유화 조치가 취해지는 등 항공수요가 국내외적으로 급격히 증가되면서 운수사업을 이어온 금호그룹은 기회를 잡았다.
노선배분을 놓고 양사는 팽팽하게 맞서 온 결과 대한항공은 중장거리 노선, 아시아나항공은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해 네크워크를 구축했다.
아시아나항공은 1997년 괌추락사고 여파로 노선배분에서 뒷전으로 밀려난 대한항공에 반사이익도 얻었다. 황금노선인 한·중 노선의 경우, 후발주자인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을 제치고 ‘중국 최다 노선 취항 항공사’라는 타이틀을 유지했지만 16년만에 빼앗기게 됐다.
지난 10월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은 국내외 87개 도시, 항공기 85대를 운영 중으로 대한항공과 비교했을때 노선의 경우 68%, 항공기는 54% 수준에 그친다. 국제여객운송과 화물운송도 지난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기준 각각 32위, 17위로 대한항공(국제여객 17위, 국제화물 3위)에 못 미친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저렴한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매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LCC와 경쟁에서도 휘청거리고 있다.
LCC 출범당시만해도 안전상의 우려 등으로 '얼마 못갈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팽배했다. 그러나 10년만에 판이 뒤집혔다. 국내선 전용으로 여겼던 LCC들이 대형사를 위협하며 무섭게 치고 올라왔기 때문이다. 지난 상반기 기준 LCC시장은 국내선 점유율이 53%를 넘어설 만큼 급성장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이 지난 2분기 기준 전체 매출의 53%를 차지한다. 중단거리 노선에 절반 이상 수익이 집중돼 제주항공, 진에어 등 국내 5개사 LCC의 공격적인 중단거리 노선확장에 힘을 못쓰고 있다.
또 국내 LCC 최초 처음으로 상장한 제주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시가총액을 누르고 국내 민간항공 빅3로 발돋움했다. 이날 종가기준 제주항공 시가총액은 1조1658억원으로, 아시아나항공(9423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 초창기때는 기존 대형사에서 신경도 안쓰는 존재였지만, 10년 후 항공시장 판도가 완전히 뒤바뀌었다”며 “제 2 LCC인 에어서울을 중단거리 노선에서 타 LCC와 경쟁하게끔 하고, 아시아나항공은 수익성이 높은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에 승부수를 띄워 위기를 돌파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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