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중국 정부가 전면 두 자녀 정책을 발표했지만 여성들이 직장을 잃을까 두려워 둘째 낳기를 기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장쑤(江蘇)성에 사는 우단 씨는 "첫째 딸을 낳고 6개월 간 출산 휴가를 보내고 오니 다른 동료가 내 자리를 차지해 다시 직장을 구해야 했다"며 "둘째 낳을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이런 고민을 하는 중국 여성이 수 백 만명에 달하는 실정이다"라고 9일 전했다.
지란(芝蘭) 취업센터는 특히 급성장하는 중소기업이 직원의 장기 부재를 꺼려해 여성 고용 자체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했다. 일반 기업도 출산 휴가로 인한 추가적인 노동 비용을 피하기 위해 남성 고용을 선호하거나 우 씨의 경우처럼 그냥 '책상을 빼버리기'도 한다.
중화(中華)여자대학교 경제법률센터의 탕팡 센터장은 "보통 여성이 출산과 육아 책임을 전적으로 지고 있어 여성이 두 자녀 정책 시행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면서 "사내 육아시설도 없고 육아지원 정책도 부족해 둘째 아이를 낳을 경우 자연히 직장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커리어를 쌓기 위해 출산을 포기하는 여성도 느는 추세다.
여성이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최적기는 보통 25~35세다. 이 시기는 출산 적령기이기도 해 두 갈래길에서 출산이 아닌 자기계발과 성공, 재정유지를 선택하는 여성이 많아지고 있다.
탕 센터장은 "여성은 다음 세대의 노동력을 탄생시키는 소중한 존재"라며 "당국이 육아 서비스 확충을 위한 투자를 대대적으로 늘려 이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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