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수백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기소된 조석래(80) 효성그룹 회장에 대해 검찰이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최창영)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조 회장에게 징역 10년과 벌금 3000억원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장남 조현준(47) 사장에 대해서는 징역 5년과 벌금 150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재벌그룹의 범죄에서 오너가를 위해 임직원들이 희생당하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하며 이번 사건에서 효성의 오너가와 관계자가 수사를 방해하는 모습은 분노를 일으키게 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에 조 회장 측 변호인은 "IMF 당시 회사와 임직원들을 살리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고의성이 전혀 없었다"라며 "사익을 추구한 바가 없으며 오히려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는데, 검찰이 당시 시대적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앞서 조 회장은 홍콩 소재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690억원의 효성 해외법인 자금을 빼돌리고 효성 싱가포르법인으로부터 233억원의 페이퍼컴퍼니 채무를 불법으로 면제, 손해를 끼치게 한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로 지난해 1월 불구속기소됐다.
조 회장은 또 1998년 당시 8900억원의 분식회계를 통해 1237억원의 법인세를 포탈하고(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 차명으로 수천억원대의 효성·카프로 주식을 사고 팔아 1318억원의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소득세 268억원을 포탈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현준 사장은 사적으로 사용한 신용카드 대금을법인자금으로 결제해 16억원을 횡령하고 조 회장으로부터 해외비자금 157억원을 증여받으면서 70억여원의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았다.
한편 조 회장 차남 조현문(46) 전 ㈜효성 부사장은 지난해 10월 형 조현준 사장과 계열사 전현직 임직원 등 8명을 수백억대 배임 혐의(업무상 배임 및 횡령)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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