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20대 총선을 앞두고 정운찬 전 국무총리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야권발(發) 정계개편의 변수인 천정배 신당은 물론,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면서 때아닌 ‘정운찬 파워’가 주목받고 있다. 정 전 총리는 현실 정치 참여에 선을 긋고 있지만, 총선행을 선택할 경우 야권 권력구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총리는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충청권 대망론’을 앞세워 범여권의 유력 대권 주자로 급부상했지만, 현실 정치의 벽을 넘지 못하고 이내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이명박 정부 때 국무총리에 발탁, 세종시 수정안을 주도하면서 세종시 원안을 고수한 박근혜 대통령(당시 한나라당 전 대표)과 대립각을 세웠다.
정 전 총리는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추미애 새정치연합 최고위원의 싱크탱크인 ‘꿈보따리정책연구원’ 창립 2주년 기념 심포지엄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천정배 신당 참여와 관련해 “지금 정치할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도 “야당이 고쳐야 할 것이 많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새정치연합을 의미하는 것이냐’라는 질문에 “물론이죠”라고 밝혔다.
‘천 의원과 어떤 대화를 했냐’고 묻자, “만나서 나라 걱정 좀 했다”며 “새정치연합이 많이 개선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정 전 총리는 20대 총선 출마와 관련해선 “동반성장이 중요한데 여(당)도 야(당)도 관심이 없다”며 “동반성장은 참으로 외로운 일”이라고 확답을 피했다.
추 최고위원은 ‘꿈보따리정책연구원’ 창립 2주년 기념 심포지엄 인사말에서 “정 전 총리가 이명박 정부 때 동반성장을 꺼낸 걸 대단하게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정치는 힘으로 이뤄지는 것인 만큼 힘을 보태는 일을 해서 꿈이 현실로 이뤄지도록 역할을 해주십사 청을 드려본다”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저희 당이랑 아예 같이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건넸다.
한편 천 의원과 정 전 총리는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회동하고 신당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 의원은 이 자리에서 “신당을 함께하자”고 제안했지만, 정 전 총리는 “신당이 잘 됐으면 한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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