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예산안을 적어도 법정 시한 내에 처리하려면 정부·여당이 필요로 하는 경제활성화 법안과 노동개혁 법안, 한·중 FTA 비준안도 연계해 같이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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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빌미로 야당을 향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노동개혁 관련 법안,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 처리 협조를 압박하고 나섰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그는 특히 "야당이 법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으면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도 의미가 없다"면서 야당을 압박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어 "최악에는 정부 원안대로 예산안이 처리되는 한이 있더라도 이번에 꼭 처리해야 할 경제활성화 법안과 노동개혁 법안 한·중FTA 비준안 등은 반드시 연계해 같이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새누리당이 정기국회에서 예산안과 법안 처리를 연계하겠다는 전략은 통상 소수 야당이 다수 여당의 법안 강행 처리를 막기 위해 써온 방법이란 점에서 이례적으로 여겨진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국회 예산결산특위에서 11월 30일까지 예산안 심의를 마치지 못하면 국회 본회의에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이 자동부의,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인 12월2일까지 통과하도록 한 개정 국회법(속칭 국회선진화법) 규정이 작년부터 발효됐기 때문이다.
김 정책위의장은 새해 예산안과 주요법안 처리 연계의 배경에 대해 "야당은 시급한 민생법안 처리에는 별 관심이 없고, 내년 총선을 대비한 지역구 관련 예산을 국회에서 증액하려는 게 주 관심사"라며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인 12월 2일까지 야당 안이 반영된 예산안이 통과되면 야당은 경제활성화 법안, 노동 법안, 한중 FTA 비준안 처리 등은 강 건너 불 보듯 할 게 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마당에 우리 여당만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을 지키려고 예산안만 속도를 내서 처리할 수 없다"면서 "어차피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여야간 꼭 필요한 법안이나 예산안만 서로 협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여당만 야당이 필요로 하는 예산안만을 내어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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