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총선 25년만에 NLD 압승...국민들, 빗속에서 밤새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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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1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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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민주주의가 이겼다” 

개표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단독 정부 구성이 사실상 확정되자 미얀마 전역은 축제 분위기로 물들고 있다. 빨간색 티셔츠를 입은 시민들은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밤새도록 NLD 당사 주변에서 노래를 부르며 환호했다. NLD를 이끄는 아웅산 수치 여사의 얼굴이 인쇄된 티셔츠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개표 이틀째를 맞은 10일 정오(현재시간)를 넘기면서 개표율은 약 35%에 가까워지고 있다. 가디언, AP 통신 등 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NLD는 미얀마 전체 14개 주 가운데 4개 주의 상·하원 의석 164석 중 154석을 차지했다. 하원에서는 전체 88개 의석 가운데 78개를 확보했다. 집권 여당인 통합단결발전당(USDP)은 하원에서 5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미얀마 상·하원 의석은 총 657석이다. 이 가운데 군부는 선거와 상관없이 이미 166석(상원 56석·하원 110석)을 확보한 상태다. 미얀마 헌법에 따라 군부는 의석 4분의 1을 미리 선점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야당이 집권하기 위해서는 166석을 제외한 491석 중 329석(67%)을 차지해야 한다.

아직 개표가 절반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전국 곳곳에서 90% 이상의 지지율이 나오면서 사실상 군부 정치가 끝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개표는 외국인 참관인단의 배석 하에 일일이 수동으로 진행되고 있어 작업이 다소 더딘 상태다. 선거관리위원회의 공식 집계 결과는 이달 중순께 나올 예정이다.

미지마 등 현지언론들은 NLD의 이번 압승 결과를 두고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그대로 반영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군부와 손잡고 있던 집권 여당 USDP의 구성원들이 대부분 군인 출신인 만큼 그동안 미얀마 국민들 사이에 불신감이 팽배했던 탓이다.

때문에 지난 1990년에 이어 20여 년 만에 두 번째로 치러진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투표율이 높았다는 분석이다. 사전 설문조사 결과 18-24세 청년층 90.5%, 25-39세 장년층 85.5%가 투표에 반드시 참여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집계됐다. 지지하는 각 정당의 정책도 비교적 잘 이해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단독정부를 구성하게 된 NLD는 앞서 외국인 투자 규제 완화 등 경제 분야에서 개방 정책을 가속화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었다. 오랜 군부 통치가 국제 사회에서의 고립을 자초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NLD 내부에서는 농민 보호가 우선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농업 분야에서는 개방 노선이 다소 배제될 가능성도 높다.

지난 1990년 총선에서 승리하고도 집권하지 못했던 만큼 NLD가 25년 만에 얻은 이번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당분간은 군부와의 불편한 동거를 계속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치 여사 등 지도부가 헌법 개정 등의 작업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일지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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