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소말리아 해적으로부터 납치된 선박 중 가장 큰 규모는 얼마나 될까? 선박의 규모가 갈수록 대형화되면서 기네스북에도 이색 기록이 올라와 눈길을 끈다. 최근 대형화 추세에 맞춰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조선업체들이 건조한 선박이 다수 눈에 띄고 있어 주목된다.
10일 영국의 양조회사 기네스가 발표하는 기네스 월드 레코드(Guinness World Records, 이하 기네스북)에 따르면 소말리아 해적으로부터 납치당한 선박 중 가장 큰 규모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자회사인 벨라 인터내셔널이 소유하고 있는 시리우스 스타(Sirius Star)다.
규모는 31만9000DWT(재화중량톤수)급 초대형 유조선(VLCC)으로 길이는 330m로 축구장 세 개의 길이와 맞먹는다. 2008년 해적에 납치될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의 하루 원유 수출량의 4분의 1이 넘는 약 200만 배럴, 당시 시가 1억 달러 상당의 원유를 싣고 미국으로 가는 중이었다.
당시 해적들은 3개월간 선원들을 억류하다, 몸값 300만 달러를 받고 배와 함께 풀어줬으나 해적들이 돌아가기 위해 탑승한 소형 보드가 뒤집혀 대부분이 익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선박은 2008년 한국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해 인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선박들 다수가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끈다. 우선 세계에서 가장 큰 탱커(유조선)은 ‘The TI Class of Supertankers'로 일컬어지는 4척의 44만DWT급 ULCC(극초대형 원유운반선)로 그리스 해운 회사 헬레스폰트(Hellespont)가 발주한 뒤 2002년부터 2003년까지 순차적으로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해 인도한 선박이다. 통상 선박의 크기는 무게와 넓이가 아닌 전체 길이를 따져 보는데 TI급 1척의 길이는 380m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선박 중 이보다 더 긴 선박은 지난 2010년 대우조선해양이 네덜란드의 올씨스(Allseas Group SA)로부터 수주한 뒤 2014년 인도한 양동선이자 해양플랜트 설치선인 ‘파이어니어링 스피릿(Pioneering Spirit)’이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긴 선박에 이름을 올렸다.
이 선박은 길이 382m, 넓이 117m에 이른다. 이는 현존하는 항공모함 중 가장 큰 니미츠급 항모 USS 조지 H.W. 부시(길이 332.8m 선폭 78m)보다 각각 50m, 39m가 더 길고 넓다. 세계에서 가장 큰 선박에 기네스북에 등재된 자르바이킹(2010년 해체)이 길이 458.45m, 넓이 68.86m임을 미루어 볼 때 길이는 76m 짧지만 넓이는 약 48m 더 넓다.
세계에서 가장 큰(긴) 선박도 우리나라 조선소가 건조했다. 올해 7월 현대삼호중공업이 인도한 바잔(Barzan)호가 그것으로 1만8800TEU(1TEU는 가로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네이너선으로 길이가 무려 400m에 달해 현재 운항중인 선박 중 가장 긴 길이를 자랑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상선기술력이 세계 최고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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