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 4번 타자 이대호는 11일 오후 7시50분 대만 타오위안 아레나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 12' 도미니카공화국과의 B조 2차전에 역전 투런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한국은 메이저리그 경험을 가진 상대 선발 루이스 페레스에게 철저히 막히며 6회까지 단 1안타를 치는 데 그쳤다. 지난 7일 일본과의 경기에서 오타니 쇼헤이에게 철저히 막히며 패했던 기억이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선발 투수 페레스가 마운드를 내려간 후 찬스가 왔다. 7회초 도미니카공화국의 두 번째 투수 론돈을 맞아 선두타자 이용규가 볼넷으로 출루한 후 김현수가 땅볼로 물러났지만 주자를 2루로 보내는 데 성공했다.
잠자던 한국 타선은 이대호의 홈런을 기점으로 폭발하기 시작했다. 7회 공격은 무위로 끝났지만 8회 강민호, 김재호가 안타를 치고 나간 후 정근우가 2루타를 뽑아내며 한 점을 추가했고, 이용규가 내야 안타로 만든 만루 상황에서 김현수가 싹쓸이 3루타로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며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 나온 이대호는 깨끗한 안타로 3루에 있던 김현수까지 주자를 불러들이며 다시 한 번 타점을 올렸다. 대표팀은 9회 3점을 더 뽑아내며 결국 두 자리 수 득점을 만들어 냈다.
올 시즌 이대호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타율 0.282 31홈런 144안타 98타점 68득점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일본 시리즈에서는 타율 0.500(16타수 8안타) 2홈런 8타점을 터트리면서 소프트뱅크를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고, 시리즈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과의 개막전에서는 삼진 두 개와 병살타로 물러나며 부진했다. 손바닥 통증의 영향이 컸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완전히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며 ‘조선의 4번타자’라는 자신의 별명이 허투루 생긴 것이 아님을 증명했다.
이대호는 "4번 타자 자리는 영광스럽고, 나라를 대표하는 중요한 자리라고 생각한다. 게임에 들어가기 전부터 부담이 되고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많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겨내야 하고 야수 최고참으로서 집중하려고 했다. 4번 타자로서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 왔기 때문에 좋은 결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해 믿음직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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