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타트2030] 선진국 진입, 성공 기업에서 답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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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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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최초의 모델 LS400.[사진=렉서스 제공]


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2007년 2만 달러대에 진입한 이후 수년째 머물고 있다. 선진국으로 평가받는 3만 달러 진입을 앞두고, 수년째 주춤거리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민소득이 늘어나면 경제적으로 윤택해질 뿐 아니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또 어느 나라이건 삶의 질을 올리는 과정에서 그 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의 활약이 있었다.

우리보다 앞서 선진국에 진입한 나라 중에 일본의 사례만 봐도 그렇다. 1970년대 이후 자동차 분야에서 급속한 발전을 이룬 일본은 1989년에 일대 전환점을 맞이한다. 대중차로 성공을 거둔 일본 기업이 럭셔리 메이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사건이 일어난 것. 그것은 바로 1989년 렉서스 브랜드의 론칭이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재규어, 캐딜락 등 전통의 럭셔리 브랜드에 맞선 신흥 브랜드의 등장으로 시장은 요동쳤다.

◆6년간 450개 시제품 개발…美고급차 시장 석권

1983년 8월 토요타자동차의 에이지 토요다(Eiji Toyoda) 회장은 수석임원들에게 ‘세계 최고의 명차’를 제조하도록 지시했다. 렉서스 브랜드의 기본철학인 ‘끊임없는 완벽에의 추구(The Relentless Pursuit of Perfection)’를 바탕으로 1400명의 엔지니어와 2300명의 기술자들은 6년에 걸쳐 450개의 시제품을 개발한 끝에 LS 400을 탄생시켰다. 1989년 LS 400 출시 후 2년 뒤 렉서스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고급 수입차로 떠올랐다.

‘렉서스’라는 브랜드명은 고급스러움을 뜻하는 럭셔리(Luxury)와 ‘법’, 기준을 뜻하는 라틴어 ‘렉스(Lex)’의 합성어로 ‘럭셔리(Luxury)의 기준(스탠더드)’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LS 400은 사소한 부품도 품질을 관리해 자동차 업계에서 품질의 개념을 재정립했고, 신세대 고급차의 글로벌 기준이 됐다. 또 소음진동(NVH)을 줄여 ‘정숙성의 대명사’로 불리게 됐다.

정의선 부회장이 제네시스 브랜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가 제네시스 브랜드로 럭셔리카 시장에 뛰어든 건 렉서스가 등장한 지, 26년이 지난 올해 이뤄졌다. 렉서스에 비해 다소 늦은 감이 있으나, 업계에서는 최근 고급차 시장의 성장 추세, 뉴 럭셔리 트렌드 확산 등을 감안하면 이번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은 시의적절하다는 평가다.

이는 최근 소득증가와 함께 고급스러운 차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와 현대차에 따르면 전세계 고급차 시장은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판매 증가율(CAGR 기준) 10.5%를 기록하며 대중차 시장 증가율(6.0%)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오는 2019년 처음으로 100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도요타그룹의 경우 판매 대수는 대중차 브랜드가 절대적으로 많지만, 판매 대수 증가율은 고급차 브랜드가 높은 편이다. 지난 2013년 대비 2014년 렉서스는 9.0% 판매가 증가한 반면 도요타는 2.4% 판매가 늘었다.

현대차가 렉서스처럼 성공하기 위해서는 발빠른 라인업 확장, 기존 현대차와 이미지 차별화, 별도의 판매·서비스망 구축 등이 꼽힌다. 현대차는 오는 2020년까지 차종을 6개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판매·서비스망도 따로 갖출 계획이다. 제네시스 브랜드 관계자는 “후발주자지만 글로벌 고급차 시장 주도권 경쟁에서 의미 있는 입지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선진적인 노사관계 구축해야

도요타는 1950년대 극심한 노사분규를 겪은 후 1962년에 상호신뢰, 회사발전, 자동차산업 발전 등 3대 노사선언에 합의하기에 이른다. 노사분규가 회사를 망하게 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노사 모두 공감한 결과다. 이후 이른바 ‘춘투’ 같은 임금협상은 진행하지만 생산차질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매번 임금이 만족스러워서는 아니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생산직 노동자들은 그다지 많이 받지 않는 편”이라고 귀띔한다.

이에 비해 현대차는 거의 매년 임단협 문제로 진통을 겪는다. 지난 6월 2일 시작된 현대차의 올해 임단협은 9월 22일 잠정 중단했다. 새 노조집행부 선출 이후로 타결을 미뤘기 때문이다. 그 사이 노조가 3차례의 파업을 일으켜 1만5000여대, 2300억원 규모의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지금의 위치에서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노사관계 구축이 필수라고 지적한다. 이는 노조의 높은 임금인상 요구로 과도한 비용을 발생케 해 세계 1위에서 물러났던 GM의 사례가 잘 보여주고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전량 국내에서 제조된다. 브랜드의 시장 안착을 위해서도 안정된 노사관계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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