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박현정(53·여) 전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대표로부터 성추행당했다고 주장해 명예훼손 혐의를 받은 서울시향 직원 곽모(39)씨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이승규 영장전담판사는 12일 곽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관련자들의 진술이 엇갈리거나 명확하지 않아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고, 피의자의 일정한 주거와 직업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곽씨는 2013년 9월 서울시향과 예술의전당 직원들의 회식 자리에서 박 전 대표가 자신을 더듬으며 성추행했다는 투서를 작성하고, 다른 직원 9명과 함께 박 전 대표를 강제추행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는 등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이에 수사에 나선 서울 종로경찰서는 8월 박현정 대표의 혐의가 충분치 않다며 무혐의 결론 내렸다. 이어 경찰은 작년 12월 박 전 대표가 "곽씨 등 서울시향 직원들이 작성한 투서는 사실무근"이라며 진정을 내자 곽씨 등의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수사를 해왔다.
경찰이 곽씨의 성추행 피해 주장이 허위라고 판단하고 그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해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반전이 일어난 것이다.
그러나 이날 법원이 "관련자들의 진술이 명확하지 않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이유로 곽씨의 영장을 기각함에 따라 사건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