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인 조형물 '러닝투게더'[사진=서울디자인재단 제공]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국내 대표적 조명거리인 서울 을지로에서 화려한 '빛 축제'가 막을 올렸다. 이곳은 과거 조명산업의 1번지로 불렸지만 값싼 중국산 제품 등에 밀리면서 점차 침체됐다.
지난 13일 서울디자인재단(대표이사 이근)과 중구청(구청장 최창식) 그리고 지역 상인이 힘을 합쳐 준비한 '을지로 라이트웨이 2015'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이번 이벤트는 앞서 성수동 수제화거리 활성화에 이은 도심창조산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을지로에 집적된 조명산업을 활성화하고 일자리 창출을 확대하자는 취지다.
이날부터 9일간 계속되는 행사는 오후 6시 점등식이 펼쳐졌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최창식 중구청장 등 내빈들의 축사를 마친 뒤 곧장 세운대림상가 정면부에 불빛이 들어왔다. 건물에는 '빛으로 통한다'는 축제의 슬로건이 조명으로 비쳐졌다.
행사장에는 을지로 조명상인 및 대학생, 영디자이너가 함께 협업해 만든 디자인조명 작품 50여점이 곳곳에 선보였다. 작품의 주제로는 빛, 달, 그림자 등이 주를 이뤘으며 공간과 배경을 적절히 활용한 경우가 많았다.
특히 지하철2호선 을지로3가역과 을지로4가역 사이 약 450미터 구간에 설치된 메인 작품 '러닝 투게더'는 가로변을 달리는 모습을 연속동작 조형물로 표현, 역동성을 더했다.
아울러 을지로에 입주해 있는 조형물 디자이너의 작업스튜디어를 직접 찾아 예술가와 조명을 함께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방문객의 편의를 위해 여기저기에 푸드트럭이 배치되고 작은 음악회로 흥을 돋았다.
부대 일정으로 오는 18일 오후 1~5시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디자인나눔관에서 을지로 조명산업의 미래전략을 고민하는 세미나도 진행된다.
을지로 조명상가는 평소 오후 5시면 자연스레 문을 닫지만 이 기간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아울러 최대 30%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그랜드 세일'과 '프리마켓'도 준비했다.
한편 1960년대부터 형성된 을지로 조명상권은 1970~1980년대 조명산업의 메카로 거듭났다. 그렇지만 점차 산업구조의 변화로 제조 및 유통이 축소되고 활력마저 잃었다. 현재 200여 개의 매장이 유통·판매 형태로 상권을 유지 중이다.
서울디자인재단과 중구청은 프랑스 리옹, 일본 나오시마 등 예술과 지역이 접목돼 도시가 재생된 사례에 착안, 을지로 조명상권의 특화를 위해 중장기적 계획을 고민하고 있다.
서울디자인재단 이근 대표는 "향후 을지로 조명상권이 24시간 활력이 넘치는 지역으로 재창조되길 바란다"며 "을지로에 모인 다양한 업종과 협력해 상품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명소화로 상권 활성화를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동영상 제공 서울디자인재단 편집: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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