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잔치인가…협회 ‘무능’과 모바일 ‘실종’에 길 잃은 ‘지스타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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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16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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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2015' 전경]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국내 최대 국제게임전시회인 ‘지스타’가 위기에 직면했다. 게임인을 위한 축제에 정착 게임인을 외면하는 협회의 ‘무능’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는 가운데 모바일게임이라는 새로운 변화마저 반영하지 못해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이하 협회)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 ‘지스타 2015’의 관람 인원이 전년 대비 3.6% 증가한 약 21만명을 기록했다고 16일 밝혔다. 협회는 또한 BTB 참관 유료 바이어 숫자 역시 7.5% 늘어난 1781명이라고 덧붙였다.

관람 인원은 실인원으로 집계된 2012년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이며 유료 바이어 역시 지스타 개막 이래 가장 많다는 것이 협회의 설명이다. 말 그대로 수치상은 역대 최고의 대회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게임업계의 반응은 정반대다. 협회의 무능과 모바일 게임의 실종이 겹치며 역대 최악의 대회로 전락했다는 평가다.

‘지스타 2015’에 대한 게임인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보여주기식 전시회 구성과 불편한 교통, 바가지 숙박 요금 등 수차례 지적됐던 요인들이 해결되기는커녕, 오히려 퇴보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13년, 게임을 4대 중독물질로 규정하는 이른바 ‘게임중독법’을 발의했던 신의진 새누리당 위원에게 지스타 축사를 맡긴 협회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다. 신 의원은 13일 부산 벡스코를 찾아 “4대 중독법의 목적인 게임 산업 탄압이 아니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바 있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게임을 ‘악의 축’으로 공격한 장본인에게 지스타 축사를 맡긴 건 게임인 전체를 우롱한 처사”라고 강한 불만을 나타낸 후 “지스타가 게임인들을 위한 잔치라는 걸 협회 스스로 부정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모바일이라는 게임 산업의 새로운 트렌드에 대한 대비도 턱없이 부족했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지스타 2015’에는 넷마블 등 주요 모바일게임사가 대거 불참했다. 부스 구성 역시 넥슨의 모바일게임 체험존을 제외하면 즐길거리가 전무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이에 대해 협회측은 게임 산업의 침체가 영향을 미쳤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수년전부터 모바일게임의 비중이 커지고 참가 기업의 수가 감소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지스타 2015’이 역대 최악의 대회라는 혹평을 받으며 부산 개최에 대한 회의론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게임인을 외면하는 뻔한 게임쇼를 보기 위해 비싸고 불편한 부산까지 갈 필요가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중”이라며 “협회가 합리적인 비판에 귀를 받고 대기업에 의존하는 구태를 버리지 못하면 지스타도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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