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은 한국 경제의 현재 상황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우 좋은 상황'이라는 비율은 1% 미만에 그쳤다.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과반이 '청년실업'을 꼽았다.
국민의 60% 이상은 주요 2개국(G2) 중 한국 경제의 중요한 파트너로 미국이 아닌 '중국'을 꼽았다. 비슷한 비율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연내 발효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중국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편입이 초읽기에 돌입한 상황에서 우리가 중국 시장의 경제전략 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한국 경제의 새판짜기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韓 경제 '나쁘다' 82.7% vs '좋다' 15.5%
16일 본지가 창간 8주년을 맞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소장 홍형식)에 의뢰해 지난 10~13일 4일간 만 19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에 따르면 응답자의 82.7%는 한국 경제가 '나쁜 상황'이라고 밝혔다.
'조금 나쁘다'는 응답은 47.5%였고, '매우 나쁘다'도 35.2%에 달했다. 국민 10명 중 3명 이상이 한국 경제가 최악의 국면이라고 답한 셈이다. 반면 한국 경제상황을 긍정적으로 본 응답자는 15.5%('매우 좋다' 0.9%+'조금 좋은 상황' 14.6%)에 불과했다. 답변을 유보한 비율은 1.8%였다.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는 '청년실업'이 56.4%로 1위에 올랐다. 응답자의 20%는 '저출산·고령화'를 꼽았다. 이어 '저성장'(10.4%), '저물가'(6.3%), '기타'(1.7%) 순이었고, '잘 모름'은 5.2%였다.
주요 경제기관들이 잇따라 내년도 한국 경제성장률을 2%대로 하향 조정하는 상황에서 '일자리 확충'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꽁꽁 얼어붙은 위축심리를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제, 美보다 中…64.1% "한·중 FTA 연내 발효"
한국 경제의 대외환경에서는 '중국'의 중요성이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문제를 놓고 본다면 미국과 중국 중 어느 국가가 더 중요하다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60.5%는 '중국'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33.6%에 그쳤다.
한·중 FTA의 연내 비준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응답자의 64.1%('매우 크다' 14.1%+'조금 크다' 50.0%)는 한·중 FTA의 연내 비준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22.5%('별로 없다' 20.2%+'전혀 없다' 2.3%)는 반대의견을 내놨다. 한·중 FTA는 통상절차법상 마지막 단계인 국회 비준절차만 남겨둔 상황이다. 향후 한국 경제의 대중국 의존도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유커(游客·중국인 관광객) 확대를 위한 방안으로는 '관광 마케팅 홍보 강화'(46.1%)가 1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호텔 등 숙박 편의시설 확충'(27.4%) △'국립공원 케이블카 허용 등 인프라 구축'(13.0%)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이번 조사는 구조화된 질문지를 이용한 임의걸기(RDD)에 의한 유·무선(50%·50%) 전화면접법을 통해 실시됐다. 표본은 행정자치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기준 지역·성·연령별(2015년 10월 기준) 할당 무작위 추출법으로 추출했다.
응답률은 유선 19.6%, 무선 14.7%였다. 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고하면 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