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의 고의성을 따져보기 위해 피고인 박춘풍(55·중국 국적)의 뇌영상이 촬영됐다. 법원은 16일 이화여대 뇌융합과학연구원에서 촬영된 박씨의 뇌영상을 분석해 항소심 양형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9시 40분께 호송차를 탄 박씨는 이화여대 산학협력관 건물 1층에 있는 연구원에 도착했다. 하늘색 수의를 입고 흰 마스크를 쓴 박씨가 손에 수갑을 찬 채 교도관들에게 둘러싸여 소변검사를 받았다. 연구원은 내부의 보안을 위해 유리문에 종이를 붙이기도 했다.
박씨의 변호인인 김상배 변호사는 취재진에 정확한 검사 결과를 위해 취재의 자재를 요청했다.
지난해 동거녀를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수원 팔달산 등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박씨는 1심에서 사이코패스로 진단받고, 살인의 고의가 인정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사이코패스 진단이 나오면 대체로 살인의 고의성이 인정돼 중형이 선고된다.
하지만 박씨는 1심부터 항소심까지 살인 의도가 없었다며 폭행치사를 주장하고 있다. 박씨의 변호인 역시 1심에서 진행한 박씨의 사이코패스 진단의 타당성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이를 받아들인 서울고법 형사5부(김상준 부장판사)는 이달 9일 이화여대 뇌융합과학연구원에 박씨의 뇌 영상 촬영을 통한 사이코패스 정신병질 감정을 의뢰했다.
박씨는 앞서 어린 시절 사고로 오른쪽 눈을 다쳐 현재 '의안'을 하고 있다고 주장, 재판부는 그의 두뇌에서 손상된 '안와기저부'(눈 바로 뒤 뇌의 일부) 등에서 일반인과 차이점을 확인할 계획이다. 박 씨 측은 해당 부분의 부상으로 충동 조절에 장애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문의의 문답형 정신감정 대신 뇌 영상 자료를 직접 재판에 활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화여대 뇌융합과학연구원은 법학·경제학·경영학 등에 뇌과학을 적용해 새로운 뇌융합과학을 연구하기 위한 곳으로 2012년 4월 개원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끝나는 박씨의 검사 결과는 약 한 달 뒤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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