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연내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우려가 줄곧 악재로 작용해 온 가운데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리는 테러가 발생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0.3원 오른 1174.1원을 기록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7.7원 오른 1171.5원으로 시작해 한때 1174.7원까지 뛰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170원대를 넘어선 것은 10월 5일(1172.4원) 이후 처음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날 환율 전망에서 점진적으로 안정을 찾겠지만, 추가 테러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전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파리 테러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1190원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금융시장 영향력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도 외국인 투자자가 매물 폭탄을 쏟아내면서 요동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0.27포인트(1.53%) 내린 1943.02를 기록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9월 25일(1942.85) 이후 50여일 만에 최저치다. 낙폭도 9월 23일(-37.42포인트, -1.89%) 이래 가장 컸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350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우며 5거래일 연속 순매도 기조를 이어갔다. 이 기간 외국인이 내놓은 매물은 모두 9583억원어치에 달한다. 기관은 129억원, 개인은 1137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지수 추락을 방어하는 데에는 역부족이었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보다 11.32포인트(1.69%) 내린 659.20으로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73억원, 45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고, 개인만 56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과거 사례로 보면 테러가 금융시장에 장기적인 충격을 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전에 테러가 일어났을 때 증시에 미친 영향을 보면 9·11 테러 외에는 당일 하락 정도가 0.7% 내외로 제한됐다"며 "이번 테러 영향은 대부분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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