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생태적 삶의 구현과 '유기농'-손상목 단국대 생명자원과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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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19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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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목 단국대 생명자원과학대학 교수


유기농은 환경 파괴적 농업과 생활 형태를 벗어나 자연과 더불어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공존, 공생의 의미가 담겨있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선진국에서는 유기농 호텔, 유기농 산후조리원, 유기농 골프장 등 유기농 산업이 신선 농산물과 가공식품을 넘어 다양한 서비스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건축자재, 의류, 화장품 등 친환경 유기농 제품만을 활용한 서비스 시설(27개 부문)이 활성화되고 있으며, 약 5년 전부터 국가적 차원에서 유기농 산업을 적극 육성하는 중이다.

유럽의 유기농 산후조리원은 친환경 건축자재(철강·벽돌·나무·유리·흙·돌 등)로 건물을 짓고, 화장실은 유기농 비누·삼푸·세정제·타올을 사용한다. 또 침실에는 유기농 이불·베개가 놓여있고, 식당에서는 유기농 식단과 유기농 음료를 서비스하고 있다. 이곳에서 유기농 재료를 사용한 밥, 김치, 미역국을 먹으면 산모가 아기에게 유기농 모유 수유를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른 유기농 서비스 시설도 이와 비슷해 나이가 들면 아들, 딸 집에 가서 얹혀살지 않고 독립해서 오롯이 유기농 실버타운에 들어가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유럽에서는 유기농 호텔이 120개나 성업하고 있는 등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현재 세계 유기농 식품 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5년에는 93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유기농 식품 시장도 연평균 20%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4000억원 규모에 달하고 있지만, 아직 정책 면에서는 선진국에 비해 미흡한 실정이다.

지난달 충북 괴산에서 성황리에 마친 괴산세계유기농엑스포는 우리나라가 유기농 선진국으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 전 세계 유기농 산업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괴산세계유기농엑스포는 '생태적 삶-유기농이 시민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24일간 펼쳐졌다.

엑스포 조직위원회가 목표로 했던 66만 관객을 훌쩍 넘는 100만을 넘는 관중이 엑스포장을 방문하며 유기농에 대한 전 세계인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세계 최초로 열린 유기농엑스포 개최는 많은 의미를 지닌다. 그중에서도 유기농에 대한 '계몽'을 손꼽을 수 있다. 학술지, 도서관에서만 찾아볼 수 있었던 전 세계 유기농 학자들이 연구한 내용을 괴산세계유기농엑스포를 통해 일반 시민에게 소개하고, 유기농의 진정한 가치와 효용성에 대해 공감하는 장이 마련됐다. 특히 관람객에게 유기농은 환경보존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농업기반 구축을 위해 꼭 필요한 산업임을 확인시키는 자리였다.

유기농은 크게 보면 단순히 환경 파괴적 농업을 벗어나 자연과 더불어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공존, 공생의 의미가 담겨있다. 괴산세계유기농엑스포는 유기적 삶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인류의 무병장수 꿈과 생태적 삶 구현이라는 비전을 함께 제시했다. 이번 엑스포를 계기로 앞으로 국내에서도 유기농업의 우수성과 공익적 가치가 확산되고, 유기농업에 대한 기술 개발, 보급 및 유기농 식품의 대중화가 확대되길 바란다.

뿐만 아니라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는 현대인이 가진 가장 근원적인 의문, 즉 ‘과연 어떻게 사람답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대해 10개 주제전시관에서 ‘유기농 생태적 삶’을 제안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도 유기농 유치원이 생기고 유기농 실버타운, 유기농 호텔, 유기농 산후조리원, 유기농 베이커리, 유기농 캠퍼스, 유기농 레스토랑, 유기농 수목원 등 각종 유기농 서비스 산업 시설들이 생겨나 시민들이 ‘생태적 삶’을 향유하는 기회가 점점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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