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슈퍼컴퓨터 분야에서 중국의 비약적인 성장이 돋보인다.
왕이과기(網易科技)는 16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발표된 '세계 500대 슈퍼컴퓨터' 순위에서 중국의 톈허(天河)-2호가 또 다시 세계 1위를 차지했다고 17일 보도했다. 이번이 무려 6번째 1위다. 해당 순위는 6개월 마다 공개된다.
세계 1위에 랭크된 중국의 톈허-2호는 1초에 33.86쿼드릴리언(10의 24제곱) 연산을 수행할 수 있다. 이는 미국 오크리지국립연구소의 세계 2위 슈퍼컴퓨터 타이탄의 두 배에 가까운 우수한 연산능력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반 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순위권에 진출한 중국 슈퍼컴퓨터 수가 무려 3배 수준으로 늘었다는 점이다. 6개월 전만 해도 500위권에 이름을 올린 중국 슈퍼컴퓨터는 37대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109대로 무려 196%나 급증한 것이다.
이는 전체의 20%를 중국이 장악했다는 의미로 중국 슈퍼컴퓨터 업계가 비약적 성장기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가장 많은 수의 우수 슈퍼컴퓨터를 확보한 국가는 200대를 기록한 미국이었다. 하지만 이는 지난 1993년 '세계 500대 슈퍼컴퓨터' 순위를 발표한 이래 가장 저조한 수준을 보여 뜨는 중국과 선명한 대조를 이뤘다.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의 호스트 사이먼 부소장은 "중국이 최근 슈퍼컴퓨터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그렇다고 미국이 관련 연구와 개발을 소홀히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투자가 줄었다기 보다는 중국 경제의 급성장에 따라 중국의 슈퍼컴퓨터 분야에 대한 투자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중국은 이미 고성능 컴퓨터의 가치와 의미를 확실히 인지하고 빠르게 슈퍼컴퓨터를 늘리고 있고 미국에 경쟁할 수 있는 관련 인프라도 구축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슈퍼컴퓨터는 기상예측이나 신약개발, DNA 염기서열 해독 등 과학 분야 연구에 필요한 시뮬레이션을 위해 개발된 것으로 현재는 자동차에서 기저귀에 이르기까지 소비제품 개발 시뮬레이션에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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